한국일보

한국 보험 ‘얌체 짓’ 도가 지나치다

2015-03-27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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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살면서 한국의 부러운 것 중 하나가 국민건강보험 제도이다. 직장보험·지역보험으로 전 국민 누구나 혜택을 받고, 보험료는 미국에 비해 엄청나게 싸다. 재외국민에게도 가입 자격이 주어져 많은 미주한인들이 건강검진이나 치료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그런데 고국의 보험 제도를 이용하는 정도를 넘어 얌체 짓에 부정행위까지 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 고국의 건보 재정 건전성을 해치는 일이자 미주한인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일이다.

2013년 기준, 한국에서 건강보험을 이용해 진료를 받은 미주 한인은 3만5,574명으로 집계된다. 재외국민의 의료보험 이용에 있어서 중국 국적자(4만4,566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이다. 한국의 국민건강 보험공단은 재외국민이 한국에서 3개월 거주하면서 3개월 치 보험료를 납부하면 지역 건강보험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미 저렴한 보험료마저 내지 않으려고 편법을 쓰는 얌체족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얌체족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첫째는 한국 체류 날짜를 교묘하게 조정해 보험료를 피하는 부류이다. 재외국민 보험가입자의 경우 외국체류 중에는 보험료를 내지 않다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그때 보험료를 내고 건보혜택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매달 1일이 지난 다음 귀국해 말일 전에 출국하면 그달 보험료가 반환된다는 점을 악용, 공짜로 진료를 받는 얌체족이 늘고 있다.


두 번째 부류는 남의 보험증을 몰래 쓰는 부정행위자들. 한국의 친인척 보험증을 빌려 그 사람인 척하며 진료를 받는 것이다. 병원에서 본인 확인 절차가 거의 없다는 점을 악용하는 행위로 지난 5년간 재외국민 1,486명이 적발되었다. 부정행위가 날로 늘자 한국 보험공단이 단속의 칼을 빼들었다. 친인척끼리 좋은 게 좋다며 부정행위에 동조하다가는 망신을 넘어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재외국민 보험가입 조건이 보다 까다로워 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칙을 지키는 자세가 필요하다. 재외국민으로서의 권리를 정직하게 당당하게 누렸으면 한다. 우리가 한국에 가서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미주한인의 이미지를 만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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