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음이 병을 고친다!

2015-03-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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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객원논설위원>

몸과 마음은 하나다. 이분법적으로 따로 떼어낼 수 없는 게 마음과 몸이다. 몸이 마음보다 먼저인지 아니면 마음이 몸보다 먼저인지는 과학적으론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정자가 난자와 착상됐을 때 마음이 있었는지 아닌지는 누구도 모른다. 생물학적으론 몸이 마음보다 먼저인 것 같은데 심리학적으론 어떻게 될까.

몸과 마음이 있고 또 하나 있다. 영혼이다. 영혼은 마음보다 더 설명이 힘들다. 몸은 우리의 눈에 보이는 물질의 형태를 갖고 있지만 마음과 영혼은 다르다. 눈에 보이지를 않는다. 그러나 존재한다. 영혼과 마음은 나무의 뿌리에 해당된다. 뿌리는 보이진 않지만 나무를 나무되게 해 주는 근간이다. 뿌리 없는 나무는 없다.


의학적으론 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이 된다고들 한다. 스트레스란 마음이 받는 상처다. 마음에 상처가 쌓이고 쌓이면 그것이 병을 유발하게 된다. 마음에 쌓이는 스트레스는 뿌리인 마음을 썩게 만들기 때문이다. 마음이 썩어가니 몸이 성할 수가 없다. 알음들이 나무라도 뿌리가 썩으면 작은 비바람에도 넘어지게 된다.

둘째 딸이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했다. 그런데 보스하고 사이가 안 좋다. 보스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준다고 한다. 보스는 딸에게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직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사건건 화를 내며 마음을 가다듬고 일을 못하게 한단다. 언제는 눈물까지 흘리며 회사를 다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너무 속상하다고 했다.

그것까지는 좋은데 딸의 얼굴이 말이 아니다. 종기 부스럼 같은 게 수도 없이 나는 것이다. 좋은 약을 먹고 발라도 낫지를 않는다. 직장 다니는 내내 얼굴은 그랬다. 결국 딸은 직장을 그만 두고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개발해 다른 친구들과 협력하여 일을 한다. 개인 비즈니스를 시작한 거다. 혼자 보스요 직원이 되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딸의 얼굴 부스럼들이 말갛게 사라져 버렸다. 다시 딸의 얼굴은 직장에 들어가기 전의 맑은 얼굴이 되었다. 딸이 엄마에게 “엄마! 나 얼굴이 다시 좋아진 건 스트레스를 안 받아서 그런 것 같아. 지금 너무너무 좋아!” 그동안 딸은 보스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입었고 그게 병이되어 얼굴에 퍼진 게다.

이렇듯 마음의 상처는 곧 바로 몸으로 나타난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마음’이란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육신이 건강치 못하여 마음에 상처가 되면 그것이 각종 다른 병으로 진전될 수 있기에 그렇다. 하지만 육신에 병이 있다 해도 마음이 즐거우면 육체에 깃든 병마를 물리칠 수 있다. 마음이 병을 고치는 케이스다.

불교 화엄경(華嚴經)의 핵심사상인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는 사람의 행복과 불행이 모두 마음에 달려있다는 뜻이다. 또 마음을 넓게 가지면 세상의 바닷물을 모두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지만 마음을 좁게 가지면 바늘 끝 하나 세울 수 없는 게 마음이란 뜻도 있다. 요즘엔 만병유심치(萬炳唯心治)라 하는 사람도 있다.

만병을 만드는 게 마음이라면 만병을 고치는 것 또한 마음이 된다는 뜻이다. 종양방사선과 의사인 칼 사이몬튼은 <마음의 의학>이란 책을 통해 현대의학으론 가능성이 없는 말기암환자들에게 암이 치유되는 상상의 마음을 통해 암이 실제로 치유되는 실례를 말하고 있다. 기적이란 분명히 있다. 기적은 마음에 담겨있다.

몸과 마음과 영혼은 하나다. 결코 둘이 될 수 없다. 마음은 나무의 뿌리와 같이 우리 눈엔 보이지 않지만 몸의 근간이 된다. 마음에 스트레스가 쌓이면 병이 되어 몸에 나타난다. 마음이 썩어 들어가는 증거다. 일체유심조! 만사가 마음에 달려 있다. 만병유심치! 만병을 마음으로 고칠 수 있다. 기적! 마음이 병을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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