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회 비상구를 찾아야 한다

2015-03-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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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덕(전 뉴욕대한체육회 회장)

사전선거운동이란 이유로 한인회장 입후보자 자격박탈로 촉발된 사건이 연일 새로운 쟁점으로 이슈화되면서 한인사회가 무거운 피로감에 쌓여가고 끝이 보이지 않는 형국으로 치달으며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질 않는다.

처음엔 기사내용을 꼼꼼히 보다, 나중엔 타이틀만 읽다, 이젠 그냥 넘겨버린다는 주위사람들의 이야기가 씁쓸한 여운으로 흐려진다. 이즈음 ‘이달 말 탄핵총회 열린다‘ 라는 기사 타이틀을 보고 화들짝 놀라 돋보기를 찾았다. 지난 12일 역대회장단협의회는 긴급모임을 열고 만장일치로 민승기 회장 탄핵을 위한 임시총회를 소집하기로 의결 했다.


탄핵 과정과 결과가 한인사회에 남길 심각한 후유증에 대하여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첫째, 탄핵내용(주요쟁점항목: 이사회 구성)이 선거에 끼쳤던 영향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는지, 김민선 후보의 사전선거운동 하고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선관위가 자격 박탈한 이유와는 어떤 연계가 있는 것인가 하는 사실 확인과 회장, 이사장 탄핵결정에 있어서의 회칙위반 행위의 중대성이 어느 정도로 한인회 존립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느냐 하는 법률적 판단에 가까운 사안을 총회에 참여한 일반 한인들이 판단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또한 참고인 및 당사자들의 의견진술 없이 탄핵심판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는 것, 또한 역대 회장단협의회에서의 탄핵총회 개최가 회칙에 부합하느냐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총회(탄핵)결과를 집행하려는 시도와 새로운 회칙조항으로 맞서려는 대립이 또 다른 공방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둘째, 앞으로 수많은 한인단체가 회칙위반 문제로 탄핵이란 한인회의 선례를 기준으로 적용하여 사회혼란의 빌미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게 여겨진다.

셋째, 세계의 중심지 뉴욕에서 한인을 대표하는 한인회가 선거과정에서 후보자 자격박탈, 소송탄핵까지 이어가면서 지금껏 근면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뉴욕한인들의 위상이 대내외적으로 훼손되어지는 점과 소리 내지 않는 다수의 한인들과의 분열이 한인사회에 끼치는 영향도 염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화해와 양보와 중재가 한인사회에서 실종된 지가 오래된 것 같다. 또한 신선했던 두 후보자의 이미지가 날이 갈수록 퇴색되면서 감투의 집착과 야망을 봉사라는 단어로 포장한 이들의 행보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진정한 리더는 경쟁적 성격과 협력적 성격을 함께 발휘할 줄 아는 자라야 하며, 경쟁자들과 다투면서도 화해와 양보와 협력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정치적 기술을 겸비해야 하는 것이다.

모두가 노력하는 가운데 민승기 회장에게 제안한다. 50만 뉴욕한인사회의 화합과 발전을 위하여 일련의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자진사퇴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그러면 김민선 전 후보자의 소송취하와 전직회장단의 탄핵총회 취소가 이어지면서 분명 큰 박수의 소리가 한인사회에 울려 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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