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꿈을 키워주는 조각공원

2015-03-1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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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진(조각가/ 티넥)


카나리아의 부드러운 노란 깃털을 쓰다듬을 때, 나는 굳은살이 베인 거친 손을 통해 새의 따뜻한 온기와 심장이 뛰는 아주 작은 진동을 느낀다. 이렇게 생명의 심장은 부드럽게도 나의 거친 손을 뚫고 가슴을 두드린다. 이렇게 우리는 카나리아를 어루만지듯 예술을 바라보며, 느끼며, 날아가지 않을 만큼 살며시 다가가면 된다. 그럼 마치 그 새처럼 예술은 우리에게 먼저 마음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 추운 겨울 창밖을 바라보며… 2015 2월.

며칠 동안 살을 에이던 추위의 하늘이 거짓말처럼 맑아진 일요일 오후이다. 가볍게 입고 문 밖을 나서도 이런 날은 따스한 봄이 부럽지 않고, 뉴욕의 가을이 그립지가 않다. 이런 포근한 계절이 도망가기라도 할 것처럼 어디 한 번, 내일이라도 당장 근교 공원을 걷고 싶은 마음이 들 때이다. 아직 푸른 잔디밭은 볼 수 없지만 발 밑 땅속의 풀이 잘 자라나도록 준비를 해서 인사를 하는 것이 어떨까? 곧 봄이 되면 한 번 쯤 가족과 함께 조각 공원을 한 번 들러 보는 것이 어떨까? 새로운 질문을 내게 던진다.


아직 설익은 봄 날씨이긴 하지만 한번쯤 상상을 해봐도 좋을 듯한 ‘조각 공원’ ‘넓은 대지위의 푸른 잔디밭과 다양한 조각 작품들’ ‘그 사이로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 모든 그림이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처럼 보일 것이다. 그렇게 풍경에 빠져 있을 즈음, 어느새 어머니로서의 존재, 아내로서의 자리가 아닌 본연 그대로인 아름다운 ‘나’ 자신의 존재 또한 함께 느낄 수 있는 주인공으로의 시간이다. 그림을 상상할 수 있을 무렵 아이가 눈에 밟힌다.

한번 가족 모두가 길을 나서보자. 아이의 EQ에 대한 발달을 기대하는 나였기에 어렸을 때 함께 조각 공원을 다녀보는 것, 가끔 어색하긴 하지만 그 실질적인 체험이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좋은 봄의 시작이 아닌가. 틀에 머무는 실내 학습이 아닌 자연적인 학습 방법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두뇌를 개발 할 수 있는 설득력을 함께 갖추고 있다.

야외 조각공원의 대형 조각 작품일 경우, 박물관 안의 설치되어진 회화나 판화, 등과는 달리 현장감이 강하며 입체적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그만큼의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 꺼리를 만들어 주며 하늘과 땅 사이에 아름다운 몸을 내미는 신비성까지 갖추고 있어 아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모험심과 상상력을 일깨워 줄 수 있다. 오늘 이 봄날 작은 카나리아를 우리 아이들에게 선물을 해 주는 건 어떨까? 소중히 마음 속 세상으로 건강하게 잘 키우길 바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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