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탄핵만이 길인가?

2015-03-1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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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주(시민운동가)

한인회장 선거가 연이은 두 번의 법정출입에도 모자라 마무리는커녕 어수선스럽다. 불공정을 부르짖으며 당선무효, 당선증 반환, 탄핵을 주장하는 이들은 왜 처음부터 깨끗한 그야말로 공정한 선거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을까? 사건의 불씨가 되어버린 자신들의 과오(불법사전 선거운동)는 보자기에 싸서 감추고 목소리 높여 탄핵을 외치는 이중성이 어쩐지 신뢰성이 떨어져 보인다.

반추해 보건대 선거운동 시작일이 2월21일인데도 무려 1개월여 넘는 시간을 앞당겨 사전선거운동을 한 것은 결코 공정치 못하며 불법이다. 100미터 달리기에서도 두 선수가 출발점에서 나란히 시작하는 것이 공정한 게임이지 한 선수가 단 한 발자국이라도 먼저 나아가 있다면 결코 공정치 못한 것이 아닌가 말이다. 심각한 원인제공을 해 놓고 규칙에 따라 처리되자 억지주장을 펴며 바로잡는다고 난리법석이다. 도대체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나간 시간 속에 학력위조, 상대후보후원회장 폭행, 불투명한 회계 등으로 언론의 지면을 장식했던, 존경을 표시하기에는 어쩐지 씁쓸한 일부 전직회장들이 독선과 함께 뱉어내는 ‘바로잡기 운동’(탄핵)에 동참해야 하는지…

이글을 읽는 독자들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불공정이 억울해서 공정을 찾기 위해 법정으로 갔음에도 판사에 의해 기각되었고, 이에 불복 항소하여 역시 기각되었음은 그들이 주장하는 불공정은 지극히 공정했음을 입증하는 것이 아닐까?

그들의 잣대로만 불공정한 것은 아닌지$ 입만 열면 정치인이라도 되는 양 떠드는 “50만 한인을 위해서”는 더 이상 논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화합과 포용보다 독선과 아집 때문에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한인회임을 다시금 깨달았으면 한다. 50만 한인 중 선거에 참여하는 인구가 불과 2% 안팎인데 그나마 2%를 울타리 밖으로 몰아내지 말기를 바란다.

불법선거에 철퇴를 내리지 않고 차세대를 위한 한인회를 운운함은 가히 어불성설이다. 공탁금 10만 달러도 버거운 판에 불법선거가 묵인된다면 과연 우리 2세들 중 그 누가 한인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나서겠는가, 대충 넘어가는 비합리적인 사고방식은 우리 한인사회에 해악이 될 수밖에 없으며 그러기에 우리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바른 그림을 그려야만 한다.

한인 모두의 단골메뉴인 화합과 포용으로 이제 그만 잠잠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을 태울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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