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한인회장선거 진흙탕 싸움으로 끝낼 건가

2015-03-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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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대 뉴욕한인회장 선거가 ‘감투쟁탈전’으로 그치고 말 것인가? 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삐걱거리더니 날이 갈수록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후보자 자격박탈’ ‘법정소송’ ‘이사회비 조작 의혹’ ‘단일 후보 선거 진행’ 등의 지루한 공방으로 이어지며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명실공히 한인사회 대표봉사자를 뽑는 선거가 오히려 한인사회의 위상을 실추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한인들은 “이럴 바에야 선거를 안 하느니 못하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결국 법정소송으로 이어지면서 봉합은커녕 오히려 해결점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민승기, 김민선 양 후보는 물론, 선관위, 한인회 역대회장단 모두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갈등과 대립의 골만 점점 더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회칙을 들어 ‘후보자 자격박탈’을 결정한 선관위는 여전히 무리수를 안은 채 여전히 단독후보로 선거를 진행한다는 강수를 두고 있다. 아무런 사전경고도 없이 자격을 박탈당한 김민선 후보의 억울한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만 하다. 하지만 법정소송 이전에 해결방법을 찾지 못한 것도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일각에서는 공명정대한 선거를 이유로 나섰다는 한인회 역대회장단 역시 이 사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어제는 한인회 이사회비 조작 의혹을 제시하며 동영상과 음성파일을 공개하는 기자회견도 있었다. 후속조치로 관련자들은 사문서 위조 혐의로 검찰에 고발조치한다는 것이다. 이 역시 한인사회 문제를 커뮤니티 내에서 풀지 못하고 법정까지 갈 수 밖에 없는지는 더 신중히 고려해 볼 문제이다.

한인회장 선거가 이 이상 막장드라마가 돼서는 안 된다. 우선 당사자인 후보들이 만나 속히 좋은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들이야말로 감투가 아닌 한인사회 봉사를 위해 출마했을 것인 만큼 선거로 인해 파생된 한인사회 대립과 분열을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후보를 돕는 후원자 그룹도 사태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원만한 해결방안 모색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사태가 확대되면 될수록 뉴욕의 50만 한인 모두가 망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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