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봄은 희망이다

2015-02-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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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탐험가 크로스토퍼 컬럼버스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기 위해 스페인을 떠났다. 그가 당면한 것은 사나운 폭풍우와 거센 파도,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망망한 바다와 하늘뿐이었다. 승선한 선원들은 하나같이 분노하며 공포에 떨었다. 식량과 물은 시간이 갈수록 동이 났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선원들은 모두 컬럼버스를 원망하며 다시 돌아가길 원하는 눈치였다. 그런데도 컬럼버스는 아무런 반응도 않고 책을 읽고 있었다. 그리고는 잠시 후 절망에 빠진 선원들을 향해 한마디 던졌다. “나는 나침반이나 선박의 성능을 믿고 항해를 시작한 것이 아니오, 나를 움직이는 동력은 꿈과 소망일 뿐, 나는 지금 희망의 책 이사야서를 읽으며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소!”

이처럼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컬럼버스는 중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 마침내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했다. 이런 결과를 안겨준 것은 뛰어난 항해술이 아니었다. 그의 원대한 꿈, 희망이었다.


현재 우리 커뮤니티에는 사람들이 각가지 악재로 고통을 겪고 있다. 비즈니스 실패나 어려운 살림살이, 악화된 건강, 가족간의 갈등, 실직문제나 학업 부진 등등이다. 이러한 고통에 직면한 사람들은 대부분 절망속에서 허우적거린다. 그러나 실패 끝에 성공한 위인들은 말한다. “절망하지 말라, 그리고 긍정하라. 당신에게 수많은 가능성과 기회가 있다.”

희망은 어떤 난관 앞에서도 우리로 하여금 넘어지지 않게 해주는 힘이다. 희망이 있는 한,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용기와 인내를 가질 수 있고, 어떠한 시련이나 어려움도 거뜬히 이겨낼 수가 있다. 이겨내기 어려운 역경이 닥쳤을 때 무조건 ‘희망’을 품는 것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다.

일찍이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절망이야말로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갈파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절망으로 고통받고 있고, 절망을 이기지 못해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고 있는가. 그만큼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이야기다.

비즈니스와 생계에 위기가 닥치고 모든 것이 잘 안 풀릴 때 우리는 극심한 불안감과 절망감에 시달린다. 현실이 너무 버겁다 보니 자연히 내일의 희망 따위는 생각하기 어렵다. 육체적인 고통이 따를 때도 절망감에서 쉽게 헤어나지 못한다. 이럴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자연의 법칙이자 순리이다. 아무리 거센 비바람이 불어도 지나고 나면 반드시 무지개가 뜬다는 사실이다.

어느새 봄이 성큼 눈앞에 다가왔다. 아직도 혹한의 추위와 꽁꽁 얼어붙은 경제가 우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제나 저제나 빨리 풀리기만을 모두 학수고대하고 있다. 봄은 희망의 상징이다. 꽁꽁 얼어붙었던 대지가 풀려나고 잠자던 동식물이 깨어나 새롭게 용틀임을 하는 계절, 봄은 아무리 힘들고 절망적인 상황이라도 마치 비온 뒤 무지개가 떠오르듯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그 것이 우리에게 주는 희망이다.

희망은 그 자체로 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희망이야 말로 절망을 이겨내고 실패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마지막 대안이다. 유럽연합군과의 전투에서 궁지에 몰린 세기의 정복자 나폴레옹은 말했다. “나에게는 아직 비장의 무기가 남아 있다. 그것은 희망이다.”

그렇다. 희망은 앞이 안 보이는 어두운 터널에서 우리에게 남아있는 마지막 빛줄기다. 이 땅의 모든 실패자, 루저(loser)들을 위해 어느 위인이 던진 메시지가 생각난다. “또 실패했는가? 괜찮다. 다시 도전하라. 아무리 어둠이 짙다 해도 태양은 반드시 떠오른다. 반드시! 반드시!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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