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퇴색해 가는 ‘심방 사역’ 되살릴 적기다

2015-02-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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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환자방문 등 장소 다양... 너무 오래 머무르면 부작용

▶ 장로 등 다른 사역자도 대동... 목사만의 독점 사역 아니야

퇴색해 가는 ‘심방 사역’ 되살릴 적기다

한국의 한 지방교회 목회자가 교인 집을 심방해 교우의 정을 나누고 있다.

■ 바람직한 원칙은

육신이 아프면 마음과 영혼도 지치기 마련이다. 본인 뿐 아니라 주변 가족에게도 고통이다. 당연히 목회자의 위로와 기도가 필요하다. 과거 한국 교회는 목사의 심방을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어느새 목사의 심방을 부담스러워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그래도 심방은 목회의 중요한 부분이며 반드시 필요한 사역이다. 과연 오늘날 심방은 어떻게 진행돼야 할까.


라이프웨이 크리스천 소스의 회장 톰 레이너 목사는 현대 미국교회에서 심방은 잊혀진 사역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목사 뿐 아니라 일반 성도의 방문을 포함해 광범위한 심방 사역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레이너 목사는 심방에는 입원 환자를 만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면서 이 밖에도 가정이나 직장을 찾아가거나 장례식, 결혼식 등에 동참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정의했다.

레이너 목사는 심방이 교회 사역자의 독점 사역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더구나 교회가 커지고 교인이 많아질수록 목사가 모든 성도를 심방한다는 게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교회에서 심방은 목사가 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에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심방 시간을 가능한 짧게 잡으라고 충고하고 있다. 아무리 교인이 심방을 반기더라도 길게 늘어나면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이다사역단체인 ‘패스토럴케어’도 병원 심방에 필요한 다양한 원칙을 알려주고 있다. 가장 먼저 강조하는 사항은 반드시 환자나 가족에게 심방 허락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람을 동반해도 좋을지 물어야 한다. 만약 심방을 거부하면 다른 때 심방을 해도 좋은지 또는 가정으로 가는 걸 원하는지 파악해 보라.

일단 병실에 들어서 환자를 만지기 전과 이후에 손을 씻어라. 환자에게 특별한 앨러지가 없다면 꽃이나 풍선을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아니면 카드나 아이들이 만든 소품, 환자가 읽으면 좋은 책, 퍼즐 게임 등도 유용한 선물이다.

환자를 방문하는 동안에는 셀폰을 끄거나 진동으로 전환하는 것을 잊지 마라. 의사나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기 위해 들어오면 방 밖으로 자리를 피해야 한다.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아예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어린이는 대동하지 않는 게 좋다. 목회자가 먹을 음식을 갖고 가는 것도 결례가 된다. 그리고 심방을 하는 게 환자에게 부담이 될 것 같으면 자제하라. 환자가 심방 온 사람들을 반기거나 즐겁게 해 줄 거라는 기대는 애당초 하지 마라. 그렇다고 처음부터 심방을 포기하지도 말아야 한다. 직접 물어 보기 전에는 심방을 원하는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것이다.

[톰 레이너 목사가 권고하는 바람직한 10가지 심방 원칙]


1. 심방에는 병원, 가정, 영로병원, 장의사 등 여러 가지 장소가 포함된다.

2. 교회 성도가 100명을 넘으면 담임목사 한 명이 심방을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3. 심방하기 전에 가장 적당한 예약 통로를 확인하라.

4. 심방 시간은 짧을수록 좋다.

5. 목회 원칙과 감정적 기대감 사이에서 균형 감각을 가져야 한다.

6. 커뮤니티 환경을 이해하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

7. 특히 병원을 방문할 때는 에티켓이 필요하다. 방문을 노크하고 들어가도 좋은지 묻는 것은 기본이고 침대에는 절대 앉아서는 안 된다. 의사와 간호사를 최대한 존중하며 가능한 빨리 심방을 마친다. 또 기도 역시 동의를 구하고 한다.

8. 심방의 효과에 대해 충분히 정리하고 실행한다.

9. 다른 사역자나 장로, 집사 등을 대동하라.

10. 어색한 순간이 닥치더라도 주님의 은혜로 대처하라.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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