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름다운 나눔의 행렬

2015-02-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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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수필가)

요즘은 자고 일어나면 경기가 어려워서 그런지 사건 사고가 너무나도 많다. 그런데 더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생활고로 가장이 가족 모두를 죽이고 본인도 자살하는 일, 자녀들이 돈 문제로 부모를 죽이는 일, 정신 질환자가 묻지마 식으로 길 가던 행인을 살해한 일, 본인 뜻대로 안 된다고 사람을 토막 내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일, 돈 문제로 이웃집에 불을 질러 온 가족을 살해 한 일, 보험금을 노리고 사고를 가장해 남을 숨지게 하는 일 등... 모두가 너무나도 엄청나고 잔인한 사건들이다.

우리는 이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리 자녀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앞으로 이 세상이 어떻게 되어질까 걱정이 된다. 이렇게 도덕이 상실되어 지고 윤리가 땅에 떨어진 현실에 다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고 욕심과 자만과 인색함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이 세상이 어떻게 되겠는가?


아무리 세상이 어둡고 삶이 힘겨울지라도 우리는 이웃사랑을 통해서 강도 만난 사람에게 온정을 베푼 사마리아인의 삶을 생활에서 실천해야 한다. 미국은 청교도인들이 세운 나라이다. 그래선지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일이나 사랑의 손길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사랑의 종소리가 훈풍을 타고 끊임없이 들려오곤 한다. 그러기에 아무리 험악한 세상이라 할지라도 아직은 절망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겨울 마음이 춥고 세상이 어수선할 때 우리 각자가 주위를 생각하며 베풀고 나누는 사랑과 온정의 손길은 어두운 세상에서 좌절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평안과 안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 우리도 이 종소리에 맞추어 올 한해 희망의 나팔을 힘차게 불며 함께 행진해 나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우리 모두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되어 함께 나누면서 다 같이 어우러져 살아간다면 세상이 얼마나 풍요롭고 향기로울까?이 멋진 행렬은 아주 오래 전부터 전 세계, 몇 세기를 걸쳐 수많은 사람들을 살리며 오늘날까지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그러기에 나는 머지않은 날 하늘나라까지도 이어지리라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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