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낮 노상강도’ 보고만 있을건가

2015-02-0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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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슥한 밤길의 강도사건과 대낮 노상강도사건이 주는 충격은 다르다. 한밤중 강도는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외출을 삼가는 등 예방의 여지라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환한 낮 시간, 행인들이 오가는 거리 한복판에서의 강도는 다르다. 치안불안에 대처할 방법이 없다. 흉기와 폭력 앞에 무력한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한낮에도 강도들이 활개 치는 지역에 발걸음을 끊는 것뿐이다.

지난 주말 LA 한인타운과 인근에서 불과 사흘 동안 무려 10여건의 대낮 노상강도 사건이 발생했다. 버몬트와 윌셔, 옥스퍼드와 5가, 아드모어와 8가 등은 LA에서 가장 복잡한 거리들로 꼽힌다. 자동차 뿐 아니라 행인의 왕래도 많아 늘 북적거리는 곳이다. 그런 거리를 지나던 사람들이 폭행과 권총 위협에 태블릿과 셀폰, 돈과 지갑을 갈취 당했다.

바로 그 전 주말에도 버몬트와 윌셔를 비롯한 비슷한 지역에서 노상강도 사건이 8건이나 잇달아 발생했다. 칼과 함께 스케이트보드를 흉기 삼아 휘둘렀는가 하면 용의자 중엔 갱단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경찰서가 신설된 후 많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한인타운은 여전히 LA에서 강도 발생율이 높은 지역에 속한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치안불안은 더 이상 개인의 방범강화 차원의 이슈가 아니다. 자동차문을 단단히 잠그고, 핸드백을 꽉 움켜쥐고, 주변 행인들을 다 강도로 의심하는 ‘전투자세’로 아무리 철저하게 경계한다 해도 개별적인 방범만으로는 대처하기 힘들어졌다.

커뮤니티가 나서야 할 때다. 한인회와 상공회의소를 비롯한 한인사회 단체들이 비상대책회의라도 소집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동포의 생명과 재산보호가 최우선 업무인 총영사관도 힘을 합해야 한다.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고 대책에 대한 보이스를 모아 시당국에 구멍 뚫린 치안의 강화를 요구해야 한다.

뒤로 미룰 일이 아니다. 타운방범은 한인사회 리더들이 단합해 지금 당장 착수해야할 가장 시급한 과제다. 한낮의 번화한 거리에서도 범행을 일삼으며 허술한 치안을 비웃는 강도들이 다음 주말에도, 또 그 다음주말에도 날뛴다면 누가 LA 한인타운을 찾아올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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