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람 죽이는 악랄한 동영상

2015-02-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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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객원논설위원>

세상이 점점 악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다. 언제까지 악이 소멸되지 않고 기세를 부리려나. 악이 세상을 너무나 조롱하는 듯싶다. 선하게 살려하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악의 영향은 즐거워야 할 사람들의 삶을 너무나 슬프고 참담하게 한다. 그 중의 하나가 일명 이슬람국가라 칭하는 IS의 천인공로(天人共怒)할 만행이다.

사람의 목을 베어 참수하는 동영상을 세상에 내보내던 IS가 이젠 사람을 산채로 불에다 화형을 시키는 동영상을 내보내 세상을 다시 경악케 하고 있다. 이번에 화형 된 사람은 지난해 12월 미군이 주도하는 국제동맹군의 IS 공습에 참가했다 전투기 추락으로 IS에 붙잡힌 요르단의 공군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26)다.


일본인 두 명을 참수한지 얼마라고 또 이번엔 화형인가. IS의 만행으로 지금까지 참수된 자들과 그 가족들의 슬픔과 비통함을 어찌 말로 표현하랴. 아니 그들 가족뿐만이 아니다. 온 세계가 분노하며 치를 떨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IS의 반인륜적인 잔혹행위와 만행들을 보고만 있어야 하나. 참으로 답답할 뿐이다.

이런 만행에 불이라도 지필 셈인가. 젊은이들의 IS 가담은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이미 한국의 한 젊은이는 IS에 가담했고 구직란에 허덕이는 일본의 젊은이들도 IS에 가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하니 한심하다. 이렇듯 IS의 유혹에 빠지는 젊은이들의 앞뒤 분간 못하는 행태에 그저 나라들은 손 놓고 있어야만 하나.

어떤 상황에서라도 이 지구는 평화스런 지구촌이 되어야 한다. 평화의 지구마을이 되기 위해서는 세상을 좀먹고 어지럽히는 악적인 가치와 존재는 소멸돼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온 나라들이 합하여 IS를 비롯한 테러와 극단주의를 이 지구에서 몰아내야만 한다. 그런데 그것이 쉽게 되지 않는데 문제가 있음에야.

반기문 UN사무총장은 IS의 요르단 공군중위의 이번 화형식 만행에 대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테러와 극단주의에 맞서는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방문중인 요르단 국왕에게 조의를 표하며 이번 사건이 IS를 분쇄하려는 국제동맹국의 의지를 배가할 것이라 말했다.

촉구와 말만 가지고 될까. 아니다. IS는 이미 테러단체와 극단주의를 넘어서 있다. 한 국가의 형태를 지니고 영토를 넓혀나간다. 이라크와 시리아 영토의 일부를 장악해 통치하고 있는 IS는 지금 이 시간도 계속 작은 마을들을 넙죽넙죽 먹어가고 있다. 이대로 놔두면 이라크와 시리아 전부를 통째로 삼켜버릴 수 있다.

이슬람교 수니파계열의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의 이번 요르단 공군조종사 화형은 92%가 같은 수니파계열의 요르단 국민들에겐 큰 충격을 준 것만은 확실하다. 이번 만행으로 인해 요르단은 달라질 전망이고 국제동맹국에 합류해 있는 것을 쉬쉬해 왔던 요르단은 이젠 과감하게 IS격파에 협력할 빌미를 IS는 준 것 같다.

IS의 만행은 참수와 화형만이 아니라고 한다. 십자가에 매달거나, 높은 빌딩위에서 아래로 떨어트리기, 사람을 산채로 땅에 생매장하기 등등 온갖 악랄한 형태로 자행되고 있단다. 언제 또 잔혹한 동영상이 세상에 나올지는 시간문제다. IS 분쇄를 위해 미군이 다시 이라크로 들어가야 될 날이 속히 와야 되지 않을까 싶다.

IS의 인간처형의 동영상을 통해 저주스런 인간의 악마적 요소를 본다. 가장 숭고해야 할 인간의 모습이 가장 악으로 다가서는 IS의 천인공노할 만행으로 세상이 점점 악의 구렁 속으로 빠지는 것 같아 비통함뿐이다. IS의 사람 죽이는 악랄한 동영상이 더 이상 세상에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저 염원일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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