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인들의 아름다운 전통

2015-01-3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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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홍 (목사/해외기독문학회 회장 )

미국은 역사가 짧아 전통이 약하다거나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다고 전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곳 미국에 살면서 미국인들의 아름다운 전통 하나를 발견 했다.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양자문화 (Culture of adoption )다.

필자가 샬롯(N.C)에 살 때 일이다. 화초 가꾸는 것을 좋아해 어느 노부부 (老夫婦 ) 를 초청했다. 그들도 화초 가꾸는 것이 취미다. 초록 ( 草綠 )은 동색 ( 同色 ) 이라고 만나니 서로 감정이 통했다. 난( 欄 )을 좋아하는 그가 동양 난에 관심이 깊어 아마추어지만 몇 가지 동양난의 특색을 가르쳐 주었다.


초청된 아더 카치아 ( Arther Caccia ) 부부는 자녀 4명 ( 아들 2, 딸 2 )을 두었고 그들 밑에 한국에서 입양한 여자가 있었다. 이름은 카렌 ( Karen )이다.
벌써 그녀도 미국 사람 ( Mark )과 결혼하여 이미 자녀 둘을 두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녀도 한국에서 여자아이 하나를 입양하여 키우고 있다. 아이 이름은 베일리 ( Baily ), 이제 7살로 귀여운 여자아이다. 자기도 입양하여 왔고 딸도 하나 입양하여 키우니 아름다운 전통이라 볼 수 있다.

가족 문화가 달라 한국인들은 눈치 보느라, 혈통 따지느라 용납하기 어렵지만.
이런 전통은 본받을 만하다. 치졸한 생각으로 아이를 입양하면 혜택이 많아 그런 일을 한다고 치부하는 자도 있고 때로는 나쁜 일만 기억하는 자들도 있다. 아더 카치아 부부는 딸 카렌을 대학까지 공부 시켰고 좋은 신랑을 만나기까지 산파역을 했다. 그녀를 극진히 사랑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서 경외심이 일어났다.

그곳에서 새로 찾은 이비인후과 의사도 한국에서 입양된 순한국인의 피를 가진 젊은 청년이다. 그도 미국인 양부모 ( 養父母 )에게 입양되어 이제 전문의 ( 專門醫 ) 로 일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아름다운 전통을 지닌 자는 존경을 받는다는 교훈을 얻었다. 최근 미국에서 살다가 고국에서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차인표(신애라), 션 노(정혜영) 부부는 앞서가는 한국인의 양자문화에 귀감이라 할 수 있겠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을 믿는 전승을 가진 신앙의 가족이 소개 된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이다. 그들은 모든 신앙인들의 표본으로 그려져 있다. 잘난 구석이 있어서가 아니고 하나님의 줄을 잡은 전통을 소유했다.

이민 100년사를 그리며 살아가는 우리 한국인들이 두고 온 조국과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 그리고 세계 아니 이 역사위에 어떤 전통을 남길 것인가?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의 큰 과제다. 한국 이민자들이 남겨야 할 전통은 과연 무엇일까?
선물로 안겨준 한국 난 하나를 소중하게 안고 차에 오르는 노부부를 전송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았다. 나의 경우 부부가 나이를 합쳐 100살이 안되어야 하는데 자격이 없어 양자의 기회를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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