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구촌의 무서운 내일

2015-01-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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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미국과 유럽에서 최고기온이 화씨 90도가 넘는 날들이 지금보다 3분의 1이 더 늘어날 것이며, 폭풍우와 가뭄, 폭염 등은 농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혀 날씨가 경제적 재앙이 될 것이다. 2010-2020년 유럽은 기후변화에 따른 최악의 후유증을 겪게 될 것이다. 연평균 기온이 섭씨 화씨 6도 떨어져, 영국은 더 추워지고 더 건조한 날씨가 될 것이다. 날씨는 러시아 시베리아와 비슷해질 것이다.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혹한이 된 날씨를 피해 대거 남쪽으로 내려오고 폭염과 가뭄에 시달린 아프리카 사람들도 남부 유럽으로 몰려올 것이다. 방글라데시는 해수면 상승으로 더 이상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지역으로 바뀔 것이다. 또 대규모 한발이 세계 주요 곡창지대를 강타하고, 미국 중서부는 강력한 바람으로 토양유실이 심각해질 것이다.

이상은 얼마 전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유포된 지난 2004년 미 국방성 펜타곤이 지구촌의 무서운 내일을 예고한 여러 문제점을 집약한 보고서 내용 중 일부이다. 이 내용이 기정사실화 된다면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보고서 내용을 다시 떠올리는 이유는 미 동북부를 강타한 이번 눈사태를 보면서 기후변화가 가져올 이상 징후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눈폭풍 하나만 가지고도 온 도시가 하루 전부터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시민들도 모두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면서 활동반경도 대폭 줄어들었다. 사람들은 미리 식량을 사들이고 가스를 넣느라 모두들 분주했고 제설용품을 사는 사람들로 하드웨어 가게도 온종일 북적였다.

폭설당일은 항공편과 지하철, 버스 운행 등이 일시 중단됐으며 학교들도 문을 닫았고 한인사회 행사나 개인적인 만남도 모두 취소됐다. 인간이 아무리 잘났다고 하여도 눈 폭풍 하나에 도시 전체가 거의 마미 되다시피 하였다. 그 바람에 뉴욕시는 이번 폭설로 엄청난 경제적 손실도 입었다. 이것이 평소 자랑하는 인간사회의 초라한 모습이다.

인간은 홍수나 지진 가뭄, 폭설 등 아무런 재난이 없을 때는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갖거나 보살필 생각을 않다가도 천재지변이 발생하면 모두가 아우성을 치고 난리법석이다.

인간이 자연재앙을 막으려면 황폐화하는 지구촌의 이상기후 및 자연보호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눈 폭풍만이 아니라 다른 자연재해가 가지고 올 재앙에 대해서도 두려움을 가져야 한다.

인간이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화석연료로 인해 야기되는 기후변화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서서히 지구촌을 덮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예감한 유럽연합(EU)은 탄소의존도를 현격히 줄이는 여러 정책을 이미 2000년 이래 적극 추진해 왔다. 하지만 미국은 그동안 부동산 시장 호황의 흥분과 기대감에 들떠 끔찍한 기후변화에 대한 여러 징후에 대해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아 왔다.

이제는 화석연료가 가져올 환경오염이 미치는 기후변화에 더 적극 관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과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경고와 함께 적극적인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촉구한다.

“인류가 지구의 기온 및 화학작용이라는 잠재적 격변에 직면해 있으며 그것이 전 세계적으로 생태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금세기 말에는 동식물이 대멸종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로 인해 인류의 생존까지 위협받을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인류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자연재해다. 하늘이 노하고 땅이 노하고 바다가 성내는 것에는 감당할 재간이 없다. 우리가 이런 재앙을 줄이려면 대자연을 잘 보호해야 한다. 그것은 다른 방법이 없다. 환경오염을 최대한 줄이는 일이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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