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통해 밝힌 행정부의 새해 어젠다 중 하나는 미국 내 직장의 유급 병가 제도화다. 모든 근로자들이 매년 최고 7일까지 유급 병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의회의 입법화 노력을 촉구하면서 대통령은 미국이 “직장인에게 유급 병가를 보장하지 않는 지구상의 유일한 선진국”이라고 개탄했다.
단 하루의 유급 병가도 못 받는 미국의 근로자는 약 4,30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5개월 후부터는 그 숫자가 최소한 600만은 줄어들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의 유급 병가 의무화 법안인 ‘건강한 직장, 건강한 가족법(Healthy Workplaces, Healthy Families Act)’이 7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제리 브라운 주지사의 서명으로 발효된 이 법에 의해 캘리포니아 주내에서 30일 이상 일한 모든 근로자들은 매년 최소 3일의 유급 병가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를 어길 경우 고용주는 노동법 위반으로 최대 4,000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사실 유급 병가는 노동법 뿐 아니라 공공보건 이슈이기도 하다. 감기 든 자녀를 학교에 보내면 안 되듯이 아픈 종업원도 출근해서는 안 된다. 동료와 고객들에게 병균을 옮길 가능성이 다분하다. 실제로 미 공공보건협회에 의하면 2009~2010년 독감 유행기간 동안 독감에 걸린 채 출근한 종업원으로 인해 700만명의 환자가 추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든 종업원의 출근은 여러 가지 후유증을 빚어 재정적으로도 전국에서 매년 1,600억 달러의 생산성 손실을 초래한다고 직업 및 환경의학 저널이 밝힌 바 있다.
공화당 의회가 오바마의 촉구에 얼마나 호응할 지는 미지수이지만 유급 병가 제도화는 미 국민의 절대다수가 찬성하는 사안이다. 2014년 서베이 결과 민주당 응답자의 96%, 공화당 응답자의 73%를 포함해 86%가 지지를 표했다.
그러나 유급병가를 제도화한 주는 캘리포니아와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3개주에 불과하다. 이미 시행하고 있는 코네티컷의 경우 소규모 업소의 타격이나 종업원의 병가 남용 등 후유증은 우려할 수준이 아닌 것으로 보고되었다.
유급병가는 근로자들이 일터의 안전성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꼽는 가장 기본적 베네핏에 속한다. 캘리포니아 뿐 아니라 미 전국 모든 근로자에게 조속히 확대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