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병은 사라진다. 말없이...

2015-01-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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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상(전 언론인)
지난 주말 영화 ‘국제시장’을 봤다. 웃다 울다 하며... ‘흥남철수’ ‘베트남 전쟁’ ‘파독’ ‘이산가족 찾기’는 중장년층 그들의 이야기다.

나 같은 노년층에게는 이 영화에서 직접 다루지 않은 일정시대와 ‘8.15 해방’ 후 겪은 갈등과 혼란상이 그 배경으로 오버랩 되어 겹쳐지는 영화이다. 나 자신에게 새삼 다짐하는 뜻에서 몇 자 적어 본다.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진다’는 맥아더 장군의 말이나 옛날 어느 가수의 노랫말 ‘떠날 때는 말없이...’를 상기하면서 나 또한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듣고 보아 온 어른이나 어르신들의 말씀 ‘내가(또는 우리가) 너희들을 위해 얼마나 고생하고 어찌 키웠는데’란 ‘공치사’를 지겨워했었다.


노년층은 물론 중장년층에게도 좀 심한 말이 되겠지만 말하자면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이 본능적으로 제 새끼를 위해 제 목숨 아끼지 않고 모든 희생을 감수하지 않던가.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의 독백 ‘너희들이 아니고 내가 겪고 당한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가’가 우리 모두를 대변하는 말 아닌가.

사랑이든 선물이든 도움이든 받을 때보다 줄 때 그 기쁨이 비교도 할 수 없이 훨씬 더 크지 않던가. 그리고 그 누구에게 상처와 피해를 주느니 차라리 받는 편이 덜 괴롭지 않던가.아, 그래서 영어에도 ‘Virtue is its own reward.’란 말이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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