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인 38% “교회·성경 멀리해도 나는 크리스천”

2015-01-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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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0대 48%·30~40대 40%로 젊을수록 많아

▶ 성경의 가치 존중은 96%로 예상보다 훨씬 높아

미국인 38% “교회·성경 멀리해도 나는 크리스천”

기존의 그리스도인과 다른 모습을 보이지만 본인을 크리스천이라고 정의하는 ‘포스트 크리스천’이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세속적 기독교인’ 증가추세

그리스도인이라고 하지만 신앙의 특성과 깊이도 사람마다 다르다. 미국인 가운데는 자신을 크리스천이라고 정의하면서도 성경을 인정하지 않거나 예배에 참석하지 않는 등 소위 세속적인 부류로 꼽히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과연 한인교회의 사정은 어떨까. 기독교인이라고 하면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도와는 상관없이 사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기독교 여론조사 기관인 바나리서치는 믿음과 신앙생활, 성경 읽기 등 15개 분야에 걸쳐 기존의 그리스도인과 다른 모습을 보이지만 본인을 크리스천이라고 정의하는 사람들을 ‘포스트 크리스천’이라고 분류했다.


구랍 29일 한해의 끝자락에서 바나리서치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이런 포스트 크리스천 인구가 매년 빠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자의 38%가 자신을 포스트 크리스천이라고 대답했는데 ‘아주 그렇다’는 사람이 10%, ‘적당한 정도다’라는 대답이 28%씩 차지했다.

세대에 따른 차이도 커서 10대와 20대 밀레니얼 세대는 48%가 스스로 포스트 크리스천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응답은 30대와 40대 X세대는 40%, 베이비부머 세대는 35%, 노년층에서는 28%로 나타나 젊을수록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위 포스트 크리스천의 증가세와 관련해 바나리서치가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3년 사이에만 10%에서 19%로 두 배 가까이 늘었는데 이는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일주일에 네 번 이상 성경을 읽는다고 대답한 사람들과 거의 비슷한 규모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밀레니얼 청년 크리스천 세대에서 성서에 대한 가치를 존중하는 비율이 예상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성경은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담고 있다’는 대답이 96%, ‘성경은 하나님의 실제 말씀 또는 영감으로 이뤄졌다’는 답변이 똑같이 96%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교회에 대한 실망과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교회가 교회답게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상적인 교회를 분야별로 조사한 결과를 정리하면 교회는 ‘공동체여야 한다’는 응답이 78%(사적이어야 한다는 대답은 22%)를 차지했으며 ‘성스러워야 한다’가 77%(대중적이어야 한다는 23%)나 됐다. 또 ‘클래식해야 한다’와 ‘최신 유행에 맞춰야 한다’가 각각 67%대 33%로 나타났다. ‘현대적이어야 한다’와 ‘전통적이어야 한다’는 답변은 60% 대 40%로 집계됐다. ‘정숙해야 한다’는 응답이 65%, ‘큰 소리를 내도 된다’는 사람은 35%를 차지했다.

프란시스코 가톨릭 교황에 대한 질문에는 54%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또 이전의 교황보다 낫다는 대답도 54%를 차지했다. 가톨릭 신자의 98%가 교황에 지지를 보냈는데 개신교인 가운데서도 적극적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 중의 45%가 호의를 표시했다.


마리화나에 대한 시각도 크게 변하고 있어 기존 교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장로교, 감리교, 성공회 등 메인라인 교단의 성도 40%가 ‘마리화나를 오락용으로 피워도 된다’고 대답했고 가톨릭 신자는 33%가 이에 동의했다. 하지만 침례교, 순복음 등 나머지 보수교단에서는 찬성 비율이 13%로 크게 떨어졌다. 한인교회도 동성애 등 최근 이슈에 대해 보다 명백한 입장을 정리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일상생활에 대한 조사에서는 육아와 사회생활 와중에 스트레스를 겪는 어머니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을 가진 워킹 맘의 59%가 가사와 직장업무의 불균형에 불만을 표시했고 전업 주부는 62%가 불만족을 호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전체 어머니의 76%는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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