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단락된 LG전자 사옥신축 논란

2015-01-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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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잡음을 일으켰던 뉴저지 LG전자 미주본사 사옥에 대한 논란이 일단락돼 퍽 다행이다. LG는 이 건물의 높이를 최근 8층에서 6층으로 수정, 설계도면 작업을 다시 하고 있다 한다. 뉴저지 잉글우드 클립스 실반 애비뉴 선상에 사옥을 신축 중이던 LG는 그동안 143피트 높이의 건물이 들어서면 자연 풍광을 해친다는 이유로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을 받아왔다.

그동안 LG측은 광고 등을 통해 해당건물이 절벽 풍광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143피트 높이 역시 잉글우드 클립스 타운의 조닝보드로부터 이미 허락 받았다, 2,200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된다는 등의 이유로 건물 높이를 고집해왔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과 환경보호청, 시민단체, 5개 인근도시 시장들은 완공된 건물 상단부가 숲 위로 튀어나온다며 적극 반대했었다.

사실 미주한인들은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 뉴욕주 상하원의원, 뉴저지 전직 주지사 등 정치인은 물론 뉴욕타임스와 레코드지 등 유력언론까지 합세하여 한국의 글로벌 기업을 압박하고 나서 지켜보는 마음이 매우 착잡했었다. 이민 1세대 간에도 여론이 분분했다. 글로벌 한국 기업이 미국 땅에 자력으로 빌딩을 짓는 것이 자랑스럽기는 하지만 소수의 사람들 직장과 허가를 내준 소도시의 지방세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 외에 수많은 이들의 공공이익을 희생시킨다는 이유였다.


이번 결과에서 보더라도 미국의 정서는 한국사회와 현저히 다르다. 미국은 아무리 큰 부를 창출하더라도 자연을 훼손하거나 환경보호에 어긋나는 것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제라도 LG가 지난 3년간 지속돼온 지역주민들과 미 주류사회의 주장을 수용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한국기업들이 현지 상황을 무시하고 무조건 돈만 벌려고 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한국기업들도 현지 지역정서, 환경문제 등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제 LG는 자연풍광을 보호하고 함께 즐김으로써 미국사회에 동화하는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한인사회와의 유대강화에도 힘써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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