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매운동의 허와 실

2015-01-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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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홍 (목사/ 시인)

최근 우리 주위에 일어나는 일 가운데는 용서하기 힘든 일들이 많았다. 예를 들면 대한항공 사주의 딸인 조현아의 직원 무시 사건 등 이에 수반되는 것들이 격한 반응으로 미주한인들의 불매운동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화가 불같이 일어나 강하게 거부 반응을 할 필요도 있지만 때로는 지혜가 필요하기도 하다. 객관적으로 불매 운동이 제 삼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라는 문제다.
자국 안에서 불매 운동이 일어날 때는 어느 정도 파장이 적을 뿐 아니라 파급효과가 커서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 그러나 제 삼국인 미국이라는 이곳에서 불매 운동을 할 때는 민족 간 갈등이나 자국 경제의 손실 등이 조국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적이 염려가 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물론 그들이 용서 할 수 없는 잘못을 했다. 우리는 분통이 터진다. 한 가지 기억 할 것은 사람들의 이상한 마음가짐을 살필 필요가 있다. 오죽 했으면 자기나라 비행기를 타지 말자고 난리이겠느냐?

내용을 알기 전에 ‘전 이해 ( Pre-supposition )’ 가 나쁘게 틀어 박혀 한인 전체에 대한 인상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수없는 사람들이 잘 일구어 놓은 KAL과 한국 기업 이미지에도 손상이 갈 수도 있다.

개인 생각이지만 위 사건을 당한 사람들이 회사를 상대로 고소를 하거나 한인회를 비롯한 한인 단체가 직접 나서서 ‘우리들의 얼굴을 뜨겁게 하지 말아 달라’고 직접 우리 한인들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현명한 방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면서 공생(共生)을 위해 성수기의 바가지요금도 앞으로 조심하라는 경고성 발언도 곁들이면 좋겠다.

지면을 할애해 본인의 경험 하나를 소개한다.
1980년도에 유학을 와서 한 수퍼마켓에 TV 한 대를 구입하러 들어갔다. 그때 우리나라는 칼라 TV가 생산되지 않았고 흑백 TV 밖에 없던 시절이라 일본 SONY의 칼라 TV가 보고 싶었다. 그 옆에 한국산은 흑백 금성사의 13인치 TV만 놓여 있었다. 칼라 일본산 25인치 TV를 사들고 나오다가 무심코 뒤를 바라보니 흑백 TV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 내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다시 돌아가 매니저를 불러 내가 잘못 샀는데 한국산 흑백 TV로 바꾸어 달라 간청하여 흑백 TV를 들고 나올 때의 자랑스러움, 그 기쁨, 그 작은 애국심이 난 그립다. 그 때 내 종자돈이 불어나 세계 제일의 삼성 TV는 물론 현대차가 미국 시장을 뒤덮고 있지 않나? 대한민국 내 조국, 사랑할만한 아름다운 나라 아닌가? 새해엔 더 번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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