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절망은 없다 ‘

2015-01-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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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생활에서 절망적인 어려움의 고통을 만나면 그 속에서 희망의 소리를 찾기가 무척 어렵다. 지난번 ‘이모작 정착기’ 글을 읽고 용기를 내어 미국 정착에 성공했다는 중년 가장이 연락이 왔는데 예고 없는 해고통지로 또 다시 일자리를 잃었다고 한다. 처와 어린 딸이 겪을 정신적인 고통을 생각하니 너무 안타까워 그 가족을 위한 중보기도 중에 있다.

미국의 일자리는 상호간 마음대로 고용이므로 언제든지 해지가 가능하다. 고용주의 해고에 앙심을 품고 총질을 하는 사고가 생기든지, 고용자가 회사의 비밀사항을 몰래 숨겨 나가거나 삭제해 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므로 회사에서는 예고없이 갑작스런 해고를 단행한다.

미국에서는 보통 비밀리에 고용해지를 단행하므로 가족들의 고통 또한 대단히 크다. 물론 회사에서는 대비하여 각종 서류를 준비하거나 퇴직 위로금을 주기도 하지만, 미국 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차별금지에 해당된다고 생각되면 변호사를 통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혹은 이민생활에서 뜻하지 않은 인종 폭동 등으로 어렵게 이룬 사업장이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되기도 하고 허리케인으로 가게가 침수 피해로 쑥대밭이 되어 절망하기도 한다. 유학생으로 미국에서 좋은 학교는 나왔으나 서류미비자가 되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여 절망하는 사람들도 많다. 가족이 불치의 병을 얻어 절망한다든지 갑작스런 건강 이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도 많다.

“절망은 없다!” 우리가 지금은 이런 어려움에 처해있지 않다 하더라도 우리의 가족, 이웃들이 이런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으므로 이들에게 희망을 갖고 용기를 잃지 않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소식을 접하면 필자와 동명이인인 소설가 횡보 염상섭께서 살았던 절망적인 시절을 생각하게 된다.

그는 제국주의 일본에게 나라를 잃고 2차 세계대전 중인 절망의 시절에 살며 ‘표본실의 청개구리’라는 사실주의 소설을 완성 하였다. 그의 젊은 시절에는 조국광복의 희망이 전혀 없어 보이는 시절이었으나 세월이 지나서 조국광복이 찾아왔다. 돌아가신 필자의 선친께서도 일본의 무차별적인 징용을 피하여 백두산으로 갔다가 일본군 순사에 잡힌 후 다시 징용호송열차에서 뛰어내려 만주로 갔다가 조국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 오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해방 후에는 6.25전쟁으로 모두가 절망적인 가난을 겪었다.
그리고 여러 번의 독재정권을 거치며 이를 청산하고 민주화를 통하여 지금의 살기좋은 대한민국을 건설하였다. 이민생활에서 흔히 만나는 어려움과 절망속에서 신음하는 이웃을 만나면 세상이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잃지 말자고 서로 격려하는 사랑의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다. 고난속에서도 참고 인내하면 겨울이 지나 봄이 오게 마련이다. 1941년 2차 대전중에 독일로부터 폭탄이 영국으로 마구 날아와 사상자가 많이 나는 가운데 당시 영국 수상이었던 윈스톤 처칠경은 “Never, ever, ever, ever, ever, ever, ever, give up. Never give up. Never give up. Never give up.” 이라고 연설 하였다고 한다.

염상섭(물리학박사/ 에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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