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나님=예수?

2014-12-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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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 객원논설위원>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크리스마스(Christ-Mas)란 그리스도(Christ)에게 예배와 미사(Mass)를 드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성서적으론 예수의 탄생일은 기록돼 있지 않다. 기독교가 로마의 종교로 된 후 354년경 로마교회의 리베리우스 교황에 의해 태양력의 12월25일이 공식적인 예수탄생의 날인 성탄절로 제정됐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오면 크리스마스 캐럴과 함께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고 카드와 선물을 주고받으면서 온 세계가 기쁨과 희망으로 넘치는 듯하다. 이때를 놓칠세라 비즈니스하는 사람들은 성탄특수를 노린다. 이렇듯 성탄절은 본래의 뜻과는 상반된 길로 가고 있는 듯하다. 진정한 성탄, 즉 예수탄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예수 탄생은 기독교의 구속사와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 예수는 인간으로 세상에 태어났다. 인간인 예수는 하나님의 본체다. 하나님이 인간의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신 목적은 타락한 인간을 구속(구원)하기 위함이다. 십자가에 달린 하나님, 즉 예수는 인간들의 모든 죄를 사하고 홀로 죽임을 당했다. 이것이 구속사다.

지식인들이 가장 믿기 힘든 기독교의 교리 중 하나는 하나님이 인간의 육신을 입고 동정녀(처녀) 마리아에게 잉태된 아기예수 탄생의 성경기록이다. 하나님이 인간이 되신 것을 성육신(Incarnation)이라 하는데 신(神)이신 하나님이 스스로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 인간의 몸인 예수로 탄생한 것이 성탄의 진정한 뜻이다.

그래서 교회는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은 후 3일 만에 부활한 날)을 가장 크게 지킨다. 부활은 구속사의 완결로 타락한 인간도 예수를 구세주로 믿으면 죽어도 다시 살아 영생하게 된다. 기독교의 핵심이다. 지식인들은 기독교의 이 핵심을 잘 믿지 못한다. 이성적으로는 믿기 힘들기 때문이다.

2000년 전 태어난 예수는 30년의 사생(私生)과 3년의 공생(公生)을 살았다. 예수 탄생이 있기 6개월 전 세례요한이 탄생했고 요한은 예수가 그리스도(구세주)임을 예언했다. 그리고 예수가 공생을 시작할 즈음 직접 그에게 세례를 주었는데 그 때 하늘에서 성령이 비둘기같이 예수에게 임했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

예수는 3년간의 공생을 통해 12제자를 세웠고 하늘나라 복음을 전했다. 성경66권 중 신약성경의 처음부문인 사(4)복음서(마태, 마가, 누가, 요한)는 예수가 공생에 행한 기록들을 담고 있다. 복음서엔 예수의 탄생과 부활이 구체적으로 쓰여 있고 예수가 행한 이적과 기사와 말씀들이 있으며 바울의 기록이 뒤를 잇는다.

바울의 기록인 로마서 이전에 누가(누가복음저자)가 쓴 사도행전이 있다. 사도행전은 예수의 제자들의 행적과 바울의 회심(conversion)을 기록하고 있다. 바울은 본래 이름이 사울이었다. 예수를 전하던 스데반이 유대인들에게 돌로 쳐 죽임을 당할 때 그 곳에서 스데반의 순교를 직접 목도하며 박수를 쳤던 사람이다.

바울의 회심은 예수를 구세주로 확신한 하나의 사건(event)이다. 예수(Jesus)가 인간의 구속자(구원자)인 구세주(Christ)로 변화된 것이 바울의 회심으로 거기서 출발한 바울의 행적은 기독교를 지금에 이르게 한 원동력이 된다. 바울이 쓴 기록은 로마서부터 빌레몬서까지 신약성경의 절반에 해당하는 13권에 달한다.

기독교는 하나님인 예수(구속사적인 면에서)와 예수를 전파한 바울과 예수의 제자들을 제외시키곤 논할 수 없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즉 성탄절은 하나님의 성육신과 인간 예수의 그리스도(구세주) 되심을 믿고 확신하며, 하나님 본체이신 예수가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내려와 인간의 구속(구원)자 되심을 경배하며 감사드리며 축하하는 날이다. 성탄의 진정한 의미는 여기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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