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 학생으로서의 정체성 확립

2014-12-19 (금)
크게 작게
이 경 희 <교육가· 수필가>

미 동북부 지역, 한국학교 재학생의 한국 문화 역사 지식을 겨루는 제8회 한국 문화 역사 퀴즈 대회가 지난 6일(토) 뉴저지 파라무스에 있는 아콜라 한국 문화 학교에서 열렸다.

2007년에 시작해서 8년째 이어지는 이 대회에 첫 발길이라 그런지 어쩐지 서투르기만 하다. 한국학교 동북부협의회가 주최하는 교사 연수회는 늘 참석했던 곳인데도 빗길에 막혀서인지 조금 늦게 도착하였다. 김경욱 동북부지역 협의회 회장의 축사가 있었고 이어서 출제위원이면서 재미한국학교 총협의회 회장인 최미영 회장의 격려사가 있었다. 격려사를 마치고 대회는 곧 시작 되었다.


이 학교가 주최하는 퀴즈 대회는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를 넓혀 학생들의 조국애와 정체성을 심어주는 취지로 매년 이어지고 있다. 학교마다 졸업반쯤 되어서야 역사라는 과목을 듣게 되고, 학생들 대부분이 모두 힘들어하는 과목이다.

여러 선생님들의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예전의 나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새삼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정말 선생님들의 이 작은 노력이, 학생들의 이 뜨거운 열기가 없었다면 이 이역만리에서 한국의 교육이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자문자답 해본다.

36명의 참석자가 5줄로 책상에 앉아서 5명의 줄감독(교사) 하에 사회자가 내는 문제를 듣고 있다가 각자 들고 있는 작은 칠판에 답을 써서 하나, 둘, 셋 하면 칠판을 들어 보이고 줄 감독이 채점을 하게 된다. 모든 학생들에게 해당되는 문제도 있고, 중급(4~6학년) 문항, 고급(7~9학년) 문항에 해당하는 문제도 있었다.

출제는 두 권의 책에서만 나왔는데 그 책은‘한국을 찾아라’ 1권과 한국을 알자’ 2권이다. 사실 이 책만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아주 쉬운 문제가 대부분이지만 가끔 어려운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이 한국학생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말해주고 있는 듯 했다.

채점이 다 끝나고 시상식이 있었는데 대상을 탄 학생은 뉴욕 백민 한국학교 임채홍이라는 학생이었다. 정답을 맞힌 개수가 제일 많은 학생이었다. 대한민국 뉴욕 총 영사상의 상패를 받고, 상금으로는 500달러 의 장학금이 수여되었다.

이 학생이야 말로 대한민국의 학생으로서의 정체성이 가장 뚜렷한 학생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없이 자랑스러웠다. 그 외에도 중, 고급부문에서 금, 은, 동, 장려상이 지급되며, 250 ~ 50달러까지의 장학금과 상장이 함께 수여되었다.

허낭자 교장이 운영하고 있는 아콜라 문화 한국학교는 이 한국 문화 역사 퀴즈 대회를 8년째 주최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학교 동북부 지역협의회가 주최하는 동화 대회, 동요 대회, 글짓기 대회, 한영 영한 번역 대회, 퀴즈 대회 등에 출전하여 우수한 상을 몰이하는 학교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학교가 되었다.

아콜라 한국 문화 학교는 내년에 20주년을 맞는 학교로서 학생 수 150명에 교사 수 19명을 유지하며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학교가 되었다. 이 학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면서 조용히 학교를 떠나 왔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