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할리웃의 김정은 꼬집기

2014-12-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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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미국의 할리웃은 이따금 외국의 정상들을 특유의 풍자로 꼬집어 세기적 관심을 유발시키곤 한다. 그동안 리비아의 카다피, 이라크의 후세인, 그리고 북한의 통치자 김정일을 단골소재로 삼았었다. 이들 중 북한의 지도자만이 대를 이어 풍자의 소재가 되어 왔다.

이번에는 소니영화사가 ‘김정은 암살’을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 ‘인터뷰(The Interview)’를 제작, 세계 각국에서 개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북한정권은 “최고지도자에 대한 모독이다. 이것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할리웃이 이처럼 영화를 통해 김정은을 꼬집는 것은 김정은이 2,500만 인민을 담보로 핵개발에 집착하고 자신과 측근들을 위해 세계 곳곳에서 호화 사치품을 사들여 향락을 누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정은 정권은 UN의 대북사치품 수출금지 제재 결의안에도 불구, 2012년 중국을 통해 6억4,580만 달러의 사치품을 사들였다고 한다. 반민주적인 독재체재 유지 목적으로 평양엘리트들의 충성심을 고취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김정은이 처음 정권을 세습받았을 때 사람들은 내심 무언가 북한내부가 달라질 것이라는 분홍빛 기대감에 젖었었다. 그가 민주주의 가치에 많이 노출돼 있는 스위스에서 10년간이나 공부한 유학파라는 사실 때문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기대는 집권초기부터 고모부 장성택 처형으로 물 건너갔다. 오히려 권력 장악을 위해 더 극심한 탄압을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정은은 스위스 유학당시 미국문화에 깊이 빠져 있었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렇다면 그는 자유와 인권이 어느 곳보다 발달한 서구유럽과 미국의 분위기를 누구보다 더 깊이 감지했을 것이다. 그런데 낙제성적에다 농구, 컴퓨터 게임에만 몰두했다고 하니 과연 이들 나라의 진정한 기본 가치인 인간의 자유와 인권이라는 것에 대해 알기나 하는 것일까.
김정은은 이번 영화를 계기로 분노하기 보다는 어떤 것이 진정 강력한 국가이고 환호를 받는 지도자의 길인지, 오늘날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전세계인이 오기를 갈망하는 나라가 된 배경을 확실히 간파했으면 한다.

미국 땅을 밟은 세계인이 기억하는 미국은 필라델피아에 있는 자유의 종과 독립선언서,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노예를 해방시킨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워싱턴 DC의 국회의사당과 백악관 등이라고 한다. 이런 특징을 종합하면 바로 모든 사람들이 갈구하고 누리길 소원하는 ‘자유’와 ‘인권’ 이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미국사회가 전 세계인이 가장 부러워하는 인간에 대한 존중, 인권보장의 나라가 되었다는 점이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미 독립혁명 당시 지도자중 한 명이던 헨리 패트릭(Patrick Henry, 1736-1799)이 남긴 유명한 말이다. 자유는 누구에게나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인간이 누려야 할 가장 소중한 권리이자 축복이기 때문이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최근 유엔 총회에서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발표 보고서를 재조명하고 강력한 대북인권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이 안건을 상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인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담보로 자신의 권력을 이어가고 있는 김정은에 대한 응징의 일환이다.

온 세계가 고통속에 살아가는 북한 인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찾아주기 위해 하나가 되고 있는데 김정은은 언제까지 어리석은 통치방식을 계속 고수할 것인가.

미국 유명 검색사이트인 어바웃닷컴(About.com)은 지난해 아시아 최악의 독재자로 북한의 김정은을 꼽았다. 김정은이 더 이상 국제사회로부터 비웃음을 당하고 고립되지 않으려면 미국 독립선언서에 담긴 내용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모든 인간은 아무도 박탈할 수 없는 생명과 자유, 그리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신으로부터 부여받았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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