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투명한 운영으로 기부문화 정착시키자

2014-12-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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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재단 USA가 기부금 절반이상을 자체운영비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한인사회 기부문화 정착 및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본보가 비영리 자선단체 감시단체인 가이드스타의 세금보고 자료(2005-2012년)를 분석한 결과 이 단체가 자선 및 비영리단체 지원에 사용한 돈은 전체 모금액의 39.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부금 절반이상이 운영비와 인건비로 지출됐다는 것이다. 또 재단 측이 그동안 기부금을 낸 한인들에게 재정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결국 좋은 뜻을 가지고 돈을 기부한 한인들은 기부금중 얼마가 어느 단체에 전달되고 어떻게 쓰여졌는지 자세히 확인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셈이다.


물론, 뉴욕일원의 많은 한인 자선단체와 비영리단체들은 대부분 기부금 관리에 아직은 문제가 없는 상태이다. 하지만 그들마저도 투명한 재정공개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금도 내가 낸 성금이나 기부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여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의구심을 품는 한인들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연말에는 특히 불우이웃돕기를 비롯한 각종 명목의 기부금 모금이 한창이다. 한인사회가 기부문화를 북돋우려면 기부금을 후원받는 단체들이 운영을 확실하게 해서 기부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지 않으면 기부문화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기부자들이 자기가 낸 돈이 제대로 쓰여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면 다시 기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 리가 없기 때문이다.

기부금을 정확히 운영하기 위해서는 외부 회계사에게 정기 감사를 맡겨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고 돈 씀씀이가 기록된 내역을 매년 언론이나 자체 홈페이지에 올려 누구나 볼 수 있게 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기부자에게 기부금 사용내역을 구체적으로 보고하고 제대로 운영하는 것은 기부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자선기관이 져야 할 책임이다. 그 책임을 확실하게 실천해야만 불투명한 재정, 방만한 운영으로 인해 발생 가능한 불상사를 막고 한인들로부터의 기부문화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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