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레이딩 업

2014-12-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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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중국 최대 상거래 사이트 ‘알리바바(Alibaba)’ 창업자 잭 마 회장은 자수성가로 재벌이 된 중국인 기업가다. 월급 12달러의 영어선생이던 잭 마 회장은 회사를 설립, 지난해 기준 매출 55억5,000만 달러로 키워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80%를 장악했다. 현재 중국 6위, 세계 400대 갑부기업 대열에 오른 그의 회사 알리바바는 최대주주가 소프트뱅크로 총 34.4%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야후 22.6%, 잭 마 회장이 8.9%로 그 뒤를 잇고 있다.

그가 기업인들에게 한 조언을 보면 이런 결과가 결코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 가운데 특별히 눈에 띠는 것은 ●다수가 보지 못하는 기회를 봐야 한다 ●거대한 변화가 오기 전에 재빨리 변화를 수용하라 ●실패를 받아들여라 ●강 한 투지와 끈기에 신경을 기울이라 등이다. 비록 대 기업인의 조언이긴 하지만 그도 초기에는 아주 작은 규모의 회사 운영자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인 영세업자들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인주종업계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은 오래전 일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한인업소들이 올해도 땡스기빙데이를 시작으로 연말연시를 기해 대목경기에 많이들 기대를 걸고 있으나 과연 얼마만큼 실적을 거둘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실이 그만큼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한곳에서 다양한 품목구입이 가능한 수퍼마켓에 이어 비제이, 코스트코, 이베이 등과 같은 대형매장들의 출현으로 이미 소매상들은 설 땅을 잃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살아남는 업소들에게는 무언가 남다른 묘책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 비밀은 바로 알리바바의 대표 잭 마 회장과 같은 혁신적인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공통된 마인드가 아닐까.
시대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오는 기회를 빨리 포착하고 꾸준히 인내하면서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지론이다.
갈수록 대형화 추세로 단일상품을 판매하는 소매상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는 이제 거의 없어진 게 현실이다. 그나마 상품에 독특한 이미지를 붙여 파는 업체는 살아남았다. 여성의 감성을 자극하는 란제리로 성공한 ‘빅토리아 시크릿’이나 독특한 빵 맛과 커피 향으로 업계를 석권한 ‘파네라 브래드’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들 업체는 바로 ‘트레이딩 업(trading up)’이라는 새로운 소비성향을 제대로 읽고 혁신을 거듭한 끝에 오늘에 이르렀다. 이제 추세는 어느 상품이건 독특한 이미지창출에 올인 하지 않으면 견뎌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레이딩 업이란 현재 중산층의 전반적인 소비추세가 품질이나 감성적인 만족을 얻기 위해 비싼 제품에도 기꺼이 높은 가격지불도 하는 패턴을 일컫는 표현이다. 차는 고급을 타면서 물건은 저렴한 제품을 사러가고 또 기분 상 필요할 때는 고급식당을 찾고 값비싼 물건을 구매하는 경향을 말한다. 즉 본인이 원하는 럭셔리 상품을 즐기기 위해 다른 항목에 지출하는 돈을 줄여 결국 가계의 소비지출의 양극화를 꾀하는 것이다. 이런 패턴이 요즘 무시할 수 없는 추세, 소비자들의 키워드라고 한다.

한인업주들도 재빨리 이런 흐름을 간파해 이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상품 구매를 원하는 가 정확히 간파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앞을 내다보는 비전과 창의적인 시각, 안목 등을 잘 살려 변화의 흐름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대표 웩스너는 말한다. “끝없는 혁신이야 말로 업체의 생명이자 성공의 바탕이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신속성, 유연성, 그리고 민첩성을 갖춘 자기만의 특징을 구축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환경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면 매우 창의적이고 독특한 마인드가 필요하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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