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버트 인디애나의 조각상 ‘75’

2014-11-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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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갤러리 대표>

지난 4월 28일에 두고두고 망설이던 미 대륙횡단 여행을 실현했다. 뉴저지의 집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직선거리로 왕복 6,000여 마일, 로스앤젤레스까지는 6,600여 마일이 넘는 대륙 횡단의 낯설고 큰 두려움, ‘Breath taking’ 의 여행을 하기로 했다.

자동차는 장기 여행을 할 수 있는 SUV차를 렌트해서 가기로 하였다. 많은 곳을 방문해서 더 유익한 경험을 해야 되기에 우리 차로는 마땅치 않을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주와 새로운 곳을 방문하게 되면 많은 마일리지가 누적되기도 하고 더욱이 서북부로 부터 돌아 올 때도 부부가 교대로 운전을 할 계획이지만 긴 시간의 자동차 운전이 신체적으로 큰 무리가 되면 렌트 차를 되돌려 주고 비행기로 올 생각도 했기 때문이다.


미 대륙횡단의 4가지 기본 루트 중 북부 쪽의 west I-80을 택했다, 아이오와 주 팰라 시티의 튤립축제, 1927년에 시작해서 ‘보글럼’ 부자에 의해 14년을 걸쳐서도 미완성된 60피트의 거대한 마운트 러시모어의 4명의 미 대통령 조각상,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의 3개국을 세로 지르는 북미의 등뼈인 신비롭고 높은 로키산의 흰 눈 덮인 봉우리들, 20억년을 통해 형성된 애리조나 주의 그랜드 캐넌, 유타주에 넓게 펼쳐져 오랜 세월을 통해 물과 공기에 의해 적황색의 사암 천연조각들로 이루어진 아치, 브라이스, 자이언 캐넌군의 환상적인 형상들, 신비로운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여러 모양의 잔상들은 아직도 우리 부부의 뇌 속에 여러 가지 형태와 강렬한 색채의 물들임으로 남아 있다.

막상 샌프란시스코의 매력적인 자세의 골든게이트를 건너니 다시 자동차로 되돌아 갈 수 있는 힘이 생겼고 더 많은 것, 더 보고 싶은 곳을 방문하고 신비로운 경험을 해 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생각에 같은 차로 여행의 반환점을 지나 동부로 향하게 되었다.

돌아오는 중에 기억할만한 교훈을 얻은 것은 인디애나폴리스 시 미술관 정원에 있는 로버트 인디애나(유명한 LOVE의 조각상 작가)의 그래픽 조각상 ‘75’이다. 숫자 ‘75’를 명제로 한 조각상으로 ‘7’은 숫자 1에서 10까지에서 중간을 넘어서는 가을로 들어감을 상징했고 ‘5’는 혈기 왕성한 젊은이로 표현했다.

그렇다. 7은 우리들을 가리킨다. 7에서 8로 들어서는 노년 부부가 숫자 5의 청년처럼 겁도 없이 용맹함(?)으로 멀고 험한 낯선 길을 40여 일간 자동차바퀴의 흔적을 남겼으니, ,인생의 최후 숫자 10까지 살면서 오래 두고 기억될 값진 여행을 위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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