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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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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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논설위원)

‘퍼거슨 사태 어디까지, 진정 확산 전망 교차’, ‘북한 김정은 미국 원색 비난, 인권 공세 분노 드러내’, ‘나이지리아서 10대소녀 연쇄자살폭탄, 45명 사망’, ‘겨울왕국 상품, 여자어린이 선물 1위’....

신문, TV, 인터넷 뉴스, 스마트폰에서는 연일 매 시각, 매초 새로운 뉴스가 터져 나온다. 지진, 화산 폭발이라도 일어나면 30초~1분 이내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알려진다.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저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유튜브에 올리니 전 지구인의 저널리스트화다. 사건사고, 에볼라, 기근, 내년 경제, 저소득층과 소셜연금, 셀러브리티 사생활 등등 지구촌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뉴스의 홍수를 어떻게 소화시킬 것인가가 난제다.


본인도 신문사에서 일하다보니 늘 뉴스를 끼고 사는 편이지만 과도하게 다가오는 뉴스는 피곤하다. 중요한 것,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걸러내야 한다. 뉴욕을 비롯 700만 해외동포들은 지역 뉴스는 물론 한국 소식과 글로벌 뉴스에 대한 욕구가 클 것이다. 때로 뉴스가 비즈니스에도 도움을 준다. 뉴스 바로 읽기 팁이 필요한 시대다.

첫째 온갖 뉴스 중에서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를 집중해서 듣되 이슬람국가(IS)의 자극적인 뉴스, 존속살인이나 연쇄살인마 같은 뉴스는 아무리 엄청난 사건이라도 한번으로 끝내자. 아니면 자꾸만 빨려 들어가서 시간도 낭비하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어진다.

선정적이고 불량하며 처참한 현장을 보여주는 언론을 아무도 사실을 자세히 보도했다고 하지 않는다. 정도를 벗어나 품위가 없다고 본다. 또한 재테크 분야 경우 무조건 전문가 말을 믿지 말고(부동산업계나 보험업계와 연관 있을 수 있다) 전문서적을 보고 여러 조언을 듣고 하여 기본실력과 장기적인 시야를 길러야 한다,

둘째 어떤 뉴스든 최대, 최고, 최초라는 말은 좀 낮춰서 받아들이자. 과대포장을 벗기면 알맹이가 너무 없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과잉홍보시에는 좀 괜찮은 가보네 하고 받아들이면 별로 실망하지 않는다.

셋째 시사토론이나 사설 같은, 여러 명이 다양한 의견을 말하는 프로그램이나 조곤조곤 자신의 주장을 펴나가는 사설을 읽다보면 육하원칙 뒤에 숨은 진실을 읽을 수 있다.

넷째 지역 뉴스에 소홀하지 말자. 국제뉴스는 너무 멀고 사는 곳인 뉴욕시에서 연말 음주단속을 대대적으로 실시 중이고 아파트 관리실에서 동네 대형 마켓 할인쿠폰을 배포 중이라는 뉴스가 더 중요하다. 로칼 뉴스, 칼럼, 오피니언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일러준다.

다섯째 뉴스를 본 후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기를 게을리 말자. 가짜를 걸러내자면 팩트를 선택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 혼란을 야기 시키는 잘못된 이슈를 눈치 채어야 한다.

뉴스라는 것이 워낙 밝고 건전한 미담보다는 어둡고 불행한 사건 사고를 많이 다루는 속성이 있다 보니 때로 세월호 뉴스에 빠져서 우울증을 앓는다, 테러가 무서워 집밖을 나서기가 겁난다는 말들이 나오기도 한다. 최근 방영 중인 ‘피노키오’라는 한국 드라마를 보면 성실한 가장이자 책임감 강한 소방대장이 불을 끄러 들어갔다가 대원들과 함께 사고를 당한다. 그런데 공명심에 사로잡힌 보도 기자가 소방대장의 행동을 악의적으로 전달하면서 그 가정이 와해되어 버린다.

뉴스 본부는 이렇게 중요하다. 기사 한줄, 말 한마디가 가정을, 사회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그 유명한 CNN은 ‘여러분께 사실을 제공합니다’ 고 하고 영국 BBC는 ‘세상에서 가장 믿을만한 소식통‘이라고 스스로를 말한다. 그래도 뉴스는 뉴스다. 세상사는 더 넓고 일상사 속에 뉴스가 있을 뿐이다.

“뉴스는 사회의 악행을 폭로하고 그 고통을 직시함으로써 사회를 돕는 한편, 선함과 용서와 분별력을 충분히 갖춘, 구성원들이 기여하기를 원하는 가상의 공동체를 구축하는 중요한 임무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말했다. 뉴스는 고통을 나누며, 안전사회, 희망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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