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너무 오래 미뤄온 이민행정명령

2014-11-1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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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드디어,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행정명령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폭스뉴스 등 미디어들은 대규모 서류미비자 구제조치를 담은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다음 주 금요일경 발동될 것이라고 12일 보도했다.

10개 방안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행정명령의 핵심은 약 500만 명 서류미비자에 대한 추방 유예와 워크퍼밋 발급이다. 영구적 해결책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숨죽이고 살아가는 이민자들에겐 합법적 체류와 취업을 허용하는 획기적 정책이다. 절망의 음지에서 양지의 희망으로 이끌어 주는 생명의 길잡이라 할 수 있다.

공화당의 반대가 거세다. 지난주의 중간선거 압승 직후부터 강력한 경고가 잇달았다. 행정명령 단행을 재천명하는 대통령을 향한 공화당 상하원 지도부의 원색적 비유도 난무했다. “성냥 갖고 놀다간 화상을 입는다”고 위협하며 “황소 앞에 빨간 깃발을 흔들고” “우물에 독약을 타는 것”처럼 대의회 관계가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것을 예고했다. 12월11일까지 통과시켜야하는 임시예산안에서 ‘사면 시행’에 연방기금 사용금지 내용을 포함시키자는 공화의원들의 서명도 시작되었다.


기능마비에 빠진 이민제도에 대한 최선의 방안은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통과시키는 포괄적 이민개혁법이다. 그러나 공화당은 반이민 극우보수진영에 휘둘리며 여러 차례의 기회를 놓쳐버렸다. 2006년, 2007년의 이민개혁은 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되었고 17개월 전 ‘역사적으로’ 상원을 통과한 포괄적 이민개혁안도 현재 공화당 주도 하원에서 유보된 채 죽어가고 있다. “새 의회에서 초당적 처리”라는 공화당 지도부의 제스처를 믿기에는 그동안 공화당의 이민법 처리는 너무 무책임했다.

이민사회는 극우보수의 눈치를 보는 의원들의 ‘자비’를 구하는 무력한 집단이 아니다. 선거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정치력을 가진 거대한 표밭이다. 2016년 대선은 지역선거 중심이었던 2014년과는 다를 것이다. 반이민 정책, 빈 약속 남발의 정치적 대가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이젠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이민사회에 6년이나 미루어온 공약을 지켜야 할 때다. 이민행정명령이라도 속히 단행해야 한다. 공화당의 어떤 위협에도 이번엔 절대 물러서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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