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름 값의 방정식

2014-11-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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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곤 (영국 맨체스터)

1991년 구 소비에트 연방(소련)의 붕괴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유류 값의 폭락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0~1986년 사이에 원유값 3분의 2가 폭락 했었고. 산유국인 러시아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항이었다. 그 이후 고르바초프-옐친에 이어 권좌에 오른 푸틴은 14년간의 장기 집권에 성공하고 있다. 그 이유는 기름 값이 세배나 뛰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6월부터 기름 값이 서서히 하락하더니 10월 현재 배럴당 115달러에서 85달러로 약 4분의 1가량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것 같으나 기름 수입국이 그 혜택을 볼 것이 뻔하다. 그러나 시중의 펌프 기름 값은 그대로인 것은 왜일까? 하락폭만큼의 이윤을 세금으로 정부가 가져가기 때문이다.


또한 기름 값 하락은 경제침체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어떤 정부에게는 정국 혼란도 초래 될 것이다. 기름 수입 정부에게는 호재, 기름 수출국 즉 산유국 정권에는 악재란 말이다.

기름 값 하락은 기름수입국에게는 국가예산 편성에 숨통이 트일 것이다. 말썽 많은 정부의 연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가공적 자금의 20%를 보조금으로 사용하고 있고 인도에서도 마찬가지로 비료와 식량에 14%의 정부 보조금을 지불하고 있다고 한다.

기름 값 하락으로 인도의 모디 대통령은 디젤에 대한 연료 정부보조금 지불을 폐지한다고 발표하였다고 한다. 어떤 정부는 고가의 유류 값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공격적인 외교정책을 전개하고 어떤 정부는 유류 값의 하락으로 불안한 나라도 발생한다. 특히 베네수엘라, 이란, 러시아가 그렇다.

두 나라에 비해 러시아는 시간을 벌 수 있는 형편이다. 러시아 통화 루블의 가치가 달러보다 덜 절하한 것과 그 동안 저축한 자금으로 18개월 내지 2년 동안 견딜 수 있다고 한다.

그동안 공적 자금으로 군 무기근대화 작업에 박차를 가했으나 차질이 확실 해 보인다.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점거로 인해 서방으로부터 여러 제재(sanction)를 받고 있기 때문에 소시민들에게는 수입식량도 사기 어려운 실정이다.이대로 하락한 유가가 유지된다면 러시아도 정권이 흔들릴 수 있다.

유가 하락은 환영할 일이지만 하락으로 고통 받는 베네수엘라는 그간 베네수엘라로부터 원조를 받던 캐리비안 인접 국가들의 입장 도 비참하게 되는 부정적인 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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