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회장과 총영사 화해 바란다

2014-10-25 (토)
크게 작게
정재현 (목사/ 칼럼니스트)

얼마 전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 방문 당시 동포간담회를 갖지 않은 것은 한인 동포의 한 사람으로서 섭섭한 일이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외국에서 이민자로 사는 한인들은 나라님이 오시면 어찌 반갑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대통령이 방문해서 동포간담회를 갖고 환영회를 열고 만찬에 참석하고자 줄을 대기도 하고 기부금을 내가며 사진을 한 장 찍는 게 즐거움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정이 짧은 탓인지 뉴욕에서 공식적인 동포간담회를 갖지 않은 것은 뉴욕한인회 입장에서 섭섭한 일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직 이명박 대통령은 재임 시에 세 차례 뉴욕을 방문했으며, 그때마다 동포간담회를 가졌었다.


그러나 이번 박대통령의 방문 때에는 일정도 짧았지만 청와대 입장에서는 평소와는 다른 상황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번에 뉴욕뿐만 아니라 캐나다 등 다음 방문지에서 있었던 안티 박근혜 시위만 보더라도 청와대 경호실 입장에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세월호 특별법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론은 심각하게 분열된 상태였고 해외동포들도 같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때와 달리 방문지역에서의 동포간담회를 개최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총영사관에서는 사전에 동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미리 발표했다. 이러한 상태에서 뉴욕한인회에서 다만 가두에서라도 대통령을 환영하려 했으나, 대통령이 지나가는 ‘동선’을 총영사관으로부터 연락받지 못해서 그것마저도 할 수 없었던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을 이유로 뉴욕한인회가 공식적으로 총영사관과 협력을 단절하겠다고 결별 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했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상식적으로 대통령의 행선지나 일정을 경호하는 일은 청와대의 일이지 총영사관의 일은 아닐 것이다.

이번 본국정부의 국정감사에서 뉴욕총영사가 크게 질책을 당했다고 하니 이제 서로 사과하고 화해해야 할 때이다. 총영사관이 한인들과 ‘소통’이 잘 안되기 때문에 서로 이해할 수 있고 대화로 풀 수 있는 문제를 가지고 대화단절을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뉴욕한인회가 대화단절을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코리안 퍼레이드에 참석한 총영사에게 인사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좀 이유가 타당하지 않은 점도 있다. 대통령의 행진 ‘동선’을 미리 알려 주지 않았다고 총영사관과 협력관계를 단절하겠다고 뉴욕한인회장이 성명을 발표한 것도 다소 지나치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뉴욕한인회는 한인들을 위해서 할 일이 산적해 있고, 그 일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뉴욕총영사관의 협조와 지원이 필요하다. 또 뉴욕총영사관은 뉴욕한인회와 협력해서 보다 효과적으로 동포업무를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제 뉴욕한인회장과 총영사가 화해하고 웃는 사진을 신문에서 보고 싶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