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해외파견 교육공무원들 이래도 되나

2014-10-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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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보급 및 동포자녀 정체성 교육을 위해 세계 각국에 파견돼 있는 일부 한국 교육공무원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한국교육부의 ‘2010~2014년 해외 한국교육원에 대한 지도조사 결과 및 조치 내용’에 따르면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소재 한국교육원장들이 정부예산을 횡령 또는 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지난 5년 동안 미국, 일본 등 17개 국에 설치된 한국교육원 39곳 중 15곳을 감사했다. 그 결과 비위 또는 기강해이가 33건이나 되었다는 것이다.
지난 2012년 감사에서는 미주에서 한국교육원장이 한글학교 무료 보급 교과서를 권당 1달러씩 팔아 모은 수익금 1만7,979달러를 마음대로 전용했으며, 2011년 호주에서도 한국교육원장이 주택 임대료 1만4,122 호주 달러를 횡령해 고발 조치되었다고 한다.


또 교육원 감사 지적사항에는 부적정한 예산 및 회계관리가 25건이나 되었고, 인사, 복무관리 부실이 6건, 문서관리 부실과 직원관리 부실이 각각 1건씩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최근 뉴질랜드에서는 교육원장이 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해 논란이 크게 일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연 2회 이상 한국교육원 감사를 실시하고 해외 파견 교육원장 사전교육을 강화하겠다며 적극 해명에 나선 바 있다.

국가공무원의 기본자세는 무엇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이다. 그런데 국가의 녹을 받고 파견된 한국공무원들의 자세가 이 정도면 실망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어쩌다 한국공무원의 기강이 이 정도가 되었는지 개탄할 따름이다.

글로벌 시대 세계 각국에 산재한 수많은 한인2세의 한국어 교육의 절실함은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한국 교육공무원들이 이처럼 해이한 자세로 일을 한다면 해외 한인 교육계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파견된 교육공무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한시도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더 이상 한인교육계 발전에 저해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한국정부는 차제에 해외교육원의 흐트러진 기강을 확실하게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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