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대 과제

2014-09-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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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홍 (목사)

한국에 나와 보니 3가지 일로 뒤숭숭한 조국의 모습과 들떠있는 것을 보면서 문제를 쉽게 풀어갈 수 있는 일을 점점 꼬이게 하는데 가슴이 답답함을 느끼게 되었다.
세월호 문제가 가로놓여 있고, ‘명량’이라는 영화가 정신을 못 차리게 하고 있으며, 마지막 하나는 교황의 방문이다. 왜 이런 문제가 사회 발전과 경제 위기까지 몰고 오는지 공식은 간단한데 아무도 문제를 그 공식에 대입시켜 풀어내지 않은데 있다. 아니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다.

세월호 사건은 간단하다. 원인을 규명하고 제도를 지키며 잘못한 사람들을 벌주고 다시는 이런 재앙이 우리에게 오지 않기를 바라면 된다. 그런데 아무도 이런 일에 진실을 말하려 하지 않는다. 이는 도덕의 불감증 내지는 한국 사회를 잘 표현한 것인데 양심이 깨어졌다는 것이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책임을 질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책임을 물은 단체나 국가체계가 되어있지 않다. 솔직히 말하면 이는 국가가 아니고 이익단체들의 집단일 뿐이다.


늘 주장하지만 양심이 회복되지 않은 한 앞으로 이런 일은 꼬리에 꼬리를 물것이다. 참으로 간단한 문제로 나라가 시끄럽고 정치가 세월호보다 더 비참하게 침몰되고, 리더십 발휘가 없는 다시 말해서 컨트롤 타워가 없다. 이렇게 힘이 없고 한 문제로 세상이 온통 몇 달 동안 시끄럽고, 국론이 분열되고, 멀리서 볼 때 참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언론들이 서로를 물고 뜯으며 세상을 바르게 볼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왜 ‘명량’이라는 영화가 이리 세상을 정신 못 차리게 들썩거리는가? 지도자가 없는데 역사 속에서도 그리고 영화 속에서 이만한 지도자를 못보다 보니 온 백성이 거기에 마음이 쏠리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정치지도자는 이 영화가 쓰나미처럼 밀려올 때 자신을 돌아보며 한국의 정치, 경제, 교육, 문화 등 다방면에서 리더십의 현 주소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저들이 멍청하게 한 영화에 민심이 쏠리는 상황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 영화가 이리 절찬리에 나라를 흔든 것은 이 순신 장군 같은 리더를 갈구하는 국민의 바람이다. 이것을 모르는 모든 부분에서 지도자들은 국민이 가려워하고 기대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는 듯싶다. 이런 지도자 밑에 살고 있는 조국의 국민들이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지난 교황의 방문은 너무나 속빈 강정이 아닐 수가 없다. 한 종교지도자의 방문을 탓하거나 폄하 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가 남긴 말이나 행동이 사회에 바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천주교 교인들에게 신앙과 교리에 혼돈만 남기고 갔다. 교황은 약한 자의 편이 되어 저들을 쓰다듬고 위로해 주려고 수고했다. 그런데 한국의 천주교 지도자들의 사고는 그를 뒤따르지 못했다.

어느 날 우연히 천주교 다닌다는 몇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저들의 대답이 가관이었다. 교황이 낮은 자리에 내려가라 했으니 저들은 천당은 가지 않고 오백당만 가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백당은 없으니 지옥이나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낮은 자리에 임하는 교황의 가르침을 이해 못하고 그리고 교리적으로 천국과 지옥을 구분 못하며 신앙을 가지고 사는 저들의 장래와 교리를 잘못 가르치는 저들이 매우 안타깝다.

사람은 모름지기 양심을 회복하고 살기위해 자기에게 엄격하며, 신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 더 나아가 상대에게 정직하게 살며 인간적인 대우 속에서 인격과 진실한 리더십이 회복될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과 관계에서는 거룩함과 바른 신앙에서 본을 보이면 낮은 자리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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