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뢰받고 있는가

2014-09-2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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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 <목사>

‘리더십의 위기’ 라는 말이 인구에 빈번히 회자되고 있다. 오늘날 리더십의 위기는 능력이 부족해서 생기지 않았다. 도덕적 리더십보다 유능한 리더십을 우위에 놓기 시작할 때부터 리더십의 위기는 야기 되었다. 리더의 가장 큰 자산은 신뢰(integrity)다. 신뢰가 무너지면 리더십도 무너지고, 신뢰가 살아나면 리더십도 산다.

뉴욕 맨하탄에 가면 마운트 사이나이(Mt. Sinai)라는 유명한 종합 병원이 있다. 이 병원에서 수술실 책임 간호사를 선정하기 위한 자격시험이 있었다. 필기시험에 최종 합격한 한 간호사가 수술실에 들어가서 마지막 실습 시험을 치렀다.


수술을 마친 담당 의사가 간호사에게 말했다. “수술이 끝났으니 환부를 봉합하시오.” 간호사가 말했다. “선생님, 지금 환부를 닫으면 안 됩니다. 우리가 12개의 스펀지를 사용했는데 여기 있는 것은 11개 뿐 입니다. 한 개가 모자랍니다.”
의사가 재차 말했다. “내가 분명히 다 꺼냈는데 무슨 말을 하는 거요? 어서 봉합하시오!” 간호사가 얼굴을 치켜들고 말했다. “선생님, 절대로 안 됩니다. 우리가 분명히 12개의 스펀지를 썼고, 테이블 위에 회수된 것은 11개 뿐 입니다.”

의사는 강경했다. “내가 모든 것을 책임 질것이니 어서 봉합하시오.” 그러자 간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봉합 할 수는 없습니다. 만일 스펀지 하나가 환자의 배속에 남아 있는 채로 봉합한다면 이 환자는 죽고 맙니다. 누가 의사를 믿고 병원에 오겠습니까?”

의사가 웃으면서 오른발 신발 밑을 들어 스펀지 하나를 보여 주었다. “당신은 이 병원의 수술실 책임 간호사로 자격이 있습니다. 합격입니다.” 간호사는 신뢰성 테스트에서 합격한 것이다. 이처럼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보다 신뢰성이다.

성경의 인물 중 신뢰받는 리더를 들라면 다윗을 말할 수 있다. 한번은 다윗의 고향 베들레헴 인근에서 블레셋과 치열한 전쟁이 벌어졌다. 연이은 전쟁에 지친 다윗은 베들레헴 성문에서 20km 정도 떨어진 아둘람 굴에 은신하고 있었다.

타는 목마름을 참아가며 아둘람 굴 안에 머물던 다윗은 바로 눈앞에 있지만 적군 때문에 가 볼 수 없는 성안의 시원한 우물물이 생각났다.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누가 베들레헴 성문 곁에 있는 우물물을 길어다 주어 내가 마실 수 있게 해 주겠느냐?”(사무엘 하 23:15).

그 순간 요셉밧세벳, 엘르아살, 삼마로 알려진 세 용사가 벌떡 일어났다. 쏜살같이 성 안에 들어가서 우물물을 길어왔다. 목숨을 건 모험이었다. 다윗은 고향 생각이 난 참에 그냥 한 번 해 본 소리인데 부하들은 다윗의 소원을 들어 주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것이다.

세 용사의 헌신은 다윗을 크게 감동시켰다. 감동에 젖은 다윗은 우물물을 도저히 마실 수 없었다. 대신 자기를 위해 목숨을 건 부하의 희생정신을 기념하고 싶었다. 그 물을 그대로 하나님 앞에 부어 드렸다. 물을 마시지 않고 하나님께 부어 드린 다윗의 아름다운 행위를 보고 이번에는 세 용사가 감동을 받았다.


이 이야기를 보면 다윗과 그의 세 부하 사이에는 끈끈한 동지의식으로 가득하다. 깊은 신뢰와 믿음의 관계가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다윗 리더십의 비밀이다.

1973년 FedEx가 처음 출범할 때 창립자 프래드 스미스가 고객에게 약속한 것이 한 가지 있다. “고객의 물건을 그 이튿날까지 책임지고 배달해 준다.”는 약속이다. 이 약속을 지켰더니 FedEx가 지금은 세계 220개국에 지사를 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신뢰가 이처럼 중요하다.

당신은 리더인가. 다윗과 프래드 스미스처럼 신뢰의 사람이 되라. 한번 약속한 것은 어떤 경우도 지켜라. 우리나라가 리더의 기근에서 벗어나려면 신뢰의 회복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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