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자 때린 선수 중징계

2014-09-1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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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목사>

미국 풋볼연맹(NFL)은 여자를 때린 볼티모어의 레이 라이스 선수를 풋볼연맹에서 추방한다고 선언하였다. 지금은 아내가 된 여자를 결혼 전 엘리베이터에서 때리는 장면이 CCTV에 찍혀 연맹은 중징계를 결정한 것이다. 내 여자를 내가 손을 댄 과거의 일을 가지고 왜 트집 잡느냐고 생각 할지 모르지만 미국 풋볼연맹에서 폭력은 용납 안 된다.

2001년 9월 11일에 발생하였던 세계무역센터 폭파 사건은 뉴욕 뉴저지 주민에게는 지금도 생생한 악몽이다. 두 대의 자살 비행기에 의해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던 직장인 3,000명이 죽었다. 당시 TV는 아랍 국가들의 풍경을 보여주었다. 어른 아이가 거리에 나와 테러를 축하며 춤추고 노래하던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어떤 교육을 받았기에 테러를 찬양하는 것일까? 하기야 이 세상에는 독재자를 맹종하는 국가들, 빗나간 교주를 맹신하는 종교인들, 전쟁을 찬양하고 테러분자를 영웅시한 역사도 적지 않았다. 어쨌거나 폭력을 정당화하고 폭력을 가르치는 것은 주의, 사상, 신앙, 체제를 막론하고 악마적인 죄악이다.

미국의 증오집단 혹은 인종차별주의 단체는 흔히 알려진 KKK 이외에 일곱 개의 큰 집단이 있다. 그들은 모두 백인이며 극단적인 보수주의자들이고 증오심이 가득 찬 우익 단체들이다. 물론 그들의 공격 목표는 흑인과 유대인이 1차적이지만 백인 이외의 유색인종은 모두가 증오의 대상이다.

증오에서 폭력으로, 복수심에서 폭력으로, 집단이기주의에서 폭력으로, 권력과 우월감에서 폭력으로, 사회 불만에서 폭력으로, 등 폭력이 활용되는 범위는 거의 무한대이다. 한국의 60년 정치사에서도 얼마나 많은 폭력이 난무하였는가! 폭력도 무언가 문제를 해결하자는 방법이겠지만 간디의 말대로 “폭력으로는 절대 아무 문제도 해결 될 수 없다.”

바웬사는 노벨평화상 수상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류의 문제는 반대자를 제거함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작은 폭력이든 큰 폭력이든 폭력은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무장한 폭도가 예수를 체포하려 왔다. 제자 중 한 사람이 칼을 뽑았으나 예수는 “검을 쓴 자는 검으로 망한다.”는 유명한 진리를 선포하였다. 우수한 무기든, 강한 힘이든, 폭력은 해결의 길이 아니라 더 큰 폭력으로 확산되는 출발에 불과하다. 억센 자가 이길 것 같으나 온유한 자가 승리한다. 이솝 우화처럼 억센 바람보다 따뜻한 해가 이긴다. 원수사랑은 웃기는 이야기가 아니라 깊은 포용이라는 승리로 이끄는 비결이다.

맹수들도 동족끼리 싸우지만 죽이기까지는 하지 않는다. 사람이 맹수보다 더 독하다. 방울뱀은 치명적인 독침을 가졌지만 저희들끼리 싸울 때는 절재 독침을 사용하지 않는다. 개싸움을 보아도 한 쪽이 꼬리를 감으면 더 이상 공격하지 않는다. 화해가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싸움은 수십 년도 계속한다. 특히 한반도의 경우 평화와 통일은 맞물려 있다. 통일 없이 한반도의 평화는 생각 할 수 없고, 평화의 방법을 통하지 않고 조국의 통일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예수는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이다.”고 선언하였다. 주먹으로 평화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사랑하는 자들의 한결 같은 노력에 의하여 평화가 올 수 있다는 뜻이다. 폭력은 주먹질과 총 뿐이 아니다. 눈 흘김 한 번이 증오의 씨가 될 수 있고, 말 한 마디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과격한 언사, 남의 속을 긁는 말, 모욕적인 행동, 부정적인 비평 등이 모두 폭력이다. 예수가 굴욕적인 십자가형을 감수하면서 인류에게 가르친 것은 사랑이 폭력을 이긴다는 진리였다. 사랑이 있는 곳에는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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