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돈세탁’ 꿈도 꾸지마라

2014-09-12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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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인상권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다운타운 의류상가가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불법적인 돈세탁 창구로 이용돼 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10일 연방당국의 대대적인 급습 단속으로 한인 두 명 등 10여명이 체포됐다. 이들 외에도 상당한 규모의 한인 의류업체 수 곳이 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것으로 밝혀져 추가 체포나 기소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돈세탁은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합법적인 돈으로 바꾸는 범죄행위다. 연방당국이 돈세탁을 대단히 위중한 범죄로 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불법자금은 더 큰 범죄를 부르는 화근이 되기 때문이다. 마약 도박 등 산업뿐 아니라 테러조직들도 돈세탁을 통해 조성한 돈으로 테러리스트들을 키운다. 2001년 9.11테러 발생 후 연방당국이 금융기관을 이용한 입출금 추적을 한층 강화한 것은 이 때문이다.

마약 카르텔이 의류시장을 돈세탁의 거점으로 이용한 데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 의류업체들은 멕시코와의 거래가 많아 국가 간 돈세탁의 전형적 수법인 ‘환치기’가 용이하다. 여기에다 더딘 경기회복과 업체들의 생존경쟁이 돈세탁 유혹을 키웠을 수도 있다. 돈세탁에 적극 가담하지는 않았더라도 불법 거래인 줄 알면서 묵시적으로 이에 관여한 업체들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연방당국의 최종적인 수사 결과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단속 여파로 합법적인 거래조차 당분간은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범죄조직과 연루된 돈세탁은 아닐지라도 현금거래 업종 한인들 가운데는 보고하지 않은 현금소득을 양성화하기 위해 돈세탁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는 다양한 수법들이 동원된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돈세탁의 수법이 교묘해지고 다양해진 만큼 당국의 추적 기법 또한 정교해졌다는 사실이다.

돈세탁은 단순 탈세 정도의 범죄가 아니다. 적발될 경우 치러야 할 대가는 이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러니 어떤 경우라도 돈세탁의 유혹에 굴복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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