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스’만이 ‘예스’이다

2014-09-05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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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국 대학들이 올해부터 특별히 강조하는 이슈가 있다. 캠퍼스 내 성폭력 예방 및 근절이다. 지난해 연방차원의 캠퍼스 성폭력 근절법이 시행된 데 이어 백악관이 성폭력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각 주 차원, 대학 차원의 관련법규 강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지난주 성폭행에 대한 정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강력한 방지법안(SB967)을 통과시켰다. 주지사의 서명을 거쳐 법제화하면 주내 캠퍼스 성 문화는 일대 변화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대학 캠퍼스의 성폭력 문제는 고질적이고 심각하다. 연방정부 보고서에 의하면 여학생 5명 중 한명이 대학재학 중 성폭행을 경험한다. 일부 연구진은 이를 여학생 50명 중 한명 꼴이라고 수정하기도 한다. 성폭행을 어느 수준의 행위까지로 보느냐에 따른 차이일 것이다. 어느 경우든 캠퍼스 성폭력으로 인한 피해가 엄청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번 가주 법안의 특징은 ‘확정적 동의’ 여부를 성폭행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상대방이 ‘확정적으로,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동의’하지 않은 모든 성관계는 성폭행으로 간주된다. 상대방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경우, 술이 취하거나 잠이 들어서 의사를 표시할 수 없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과거 ‘노우’가 성폭행 여부를 가렸다면 이제는 ‘예스’가 기준이 된다. 여성의 침묵은 동의를 의미한다며 ‘노우’를 분명히 했을 경우에 한해 성폭행으로 규정하던 데서 크게 진보한 것이다. 가주 법안은 상대방이 분명하게 ‘예스’를 하지 않은 성관계는 성폭행이라는 규정을 각 대학이 교칙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학 신입생들이 캠퍼스 생활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는 때이다. 짜릿한 해방감과 넘쳐나는 호기심을 주체 못해 실수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개는 일탈로 끝나지만 평생 후회할 일이 생기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성폭행 케이스이다. 가해 학생은 퇴학당할 수 있고 피해 학생은 트라우마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새로 만들어지는 성폭력 방지법들은 여학생 피해 방지를 목적으로 한다. 그만큼 남학생들에게 불리하다. 상대방이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하면 혐의를 벗기가 대단히 어렵다.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상대방의 찬성 없는 성관계는 범죄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분명하고도 자발적인 ‘예스’만이 ‘예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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