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식과 채권의 차이

2014-09-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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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서부를 여행 중 LA에서 사업을 하는 처남 집에서 며칠을 머물면서 미국의 자본시장과 금융제도에 대하여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60에 가까운 처남은 퇴직 후의 경제적인 안정성에 대하여 관심이 많았으며, 한국에서와는 다른 퇴직 연금제도와 금융, 증권시장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런 종류의 대화는 은퇴연금제도의 기본인 각종 투자수단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크게 말해서 두 가지로 분류되는 연금 중에서 Defined Benefits Plan(e.g. Pension)은 당사자의 근무연한과 급여 level에 따라서 담당회사가 연금 금액(Distribution)을 결정하기 때문에 어디에 투자하느냐하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지만, 그 외의 Defined Contribution Plan(e.g. Keogh/401(k)/IRA)은 각 개인에게 투자에 대한 결정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전체적인 내용을 어느 정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인이 원하면 나의 구좌에 입금하는 불입금 (Contribution) 중에서 60%는 Blue-chip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 40%는 채권(Bonds)과 (지정한) mutual fund에 투자하도록 지시할 수 있으며,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도 투자하는 증권이나, 퍼센트는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이처럼 다소나마 지식에 근거한 결정을 하는 첫 단계로 우선 두개의 증권 즉 주식과 채권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기로 하자.


채권 (Bonds)
채권이란 장기채무(long-term debt)를 표시하는 증권(securities)이며 정부(연방정부, 지방정부)나 주식회사들이 발행하고, 만기는 1년 이상, 30년까지가 보통이다. 채권에 부착된 표면 이자율(coupon rate)은 대개 신용등급에 의존한 만기 이율(yield to maturity)과 같은 선에서 결정되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액면가격(par value)이 만기 가격(maturity value)과 일치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1,000달러 액면가격과 10%의 표면이자율을 가진 5년 만기의 채권 을 샀다고 가정하자. 이때 구입가격(bond price)은 이 채권의 만기이율에 달려있는데, 만약 만기이율이 표면이자율보다 높으면 (e.g. 12%), 구입가격은 액면가격 (1,000달러) 이하가 되고, 표면이자율보다 낮으면 (e.g. 9%), 1,000달러 이상이 되며, 두 이율이 똑같이 10%이면, 구입가격은 1,000달러가 되어 액면가격과 같게 된다.

여기서 우리가 꼭 기억해두어야 할 원칙이 있는데, 채권의 가격은 이자율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따라서 장기자본 시장에서 이자율이 상승하면 만기이율도 올라가므로 현재까지 발행되어 있는(outstanding) 모든 채권의 가격은 하락하게 되고, 반대로 이자율이 하락하면 채권의 가격은 올라가게 된다.

주식 (Stocks)
주식이란 주식회사가 자본을 모으기 위해서 발행한 증권으로, 위에서 언급한 부채를 반영하는 채권과는 달리, 회사의 자산(equity)을 반영한다. (주식은 보통주식과 우선주식(Preferred stock)으로 분류되는데 그냥 주식이라 하면 보통주식을 의미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내가 코카콜라의 주식 100주를 4,000달러에 샀다면 (100 x 40달러=4,000달러), 나는 코카콜라 주식회사의 주주가 되고 배당금을 받을 권리와 주주총회에 참석할 자격을 부여받게 된다.

주식이 채권과 다른 점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주식의 소유자는 회사자산의 소유자가 되고, 채권을 구매한 투자자는(정기적으로 이자를 받는) 회사의 채권자(Creditor)가 된다. 둘째, 주식의 가격은 채권과는 달리 이자의 등락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회사의 수익전망에 의해서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외에도 국제정세, 정치적 안정, 경제의 모든 움직임 등등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그 장래를 예측하기가 힘들다. 셋째, 채권에는 만기가 있는 반면 주식에는 일정한 만기가 없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증권의 가격을 예측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고 그 시장에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 경험 있는 분들의 말이다. 어느 이름 있는 투자자에 의하면 투자의 왕도에는 두 가지 원칙이 있는데, “첫째 원칙은 증권을 싼값에 사서 비싼 값에 파는 것이고, 두 번째 원칙은 첫 번째 원칙을 잊지 않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오늘의 경제를 잠깐 살펴보면, 인플레와 이자율이 낮고 다우(DJIA)를 선두로 해서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채권가격이 치솟아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연방공개시장 위원회의 정책에 의해서 이자율이 오랫동안 낮아져 있기 때문이다.

김종열(경제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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