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만 시간의 법칙은 진실인가?

2014-09-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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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열 <목사>

자기 분야에 챔피언이 되려면 최소한 1만 시간을 바쳐야 한다고 한다. 이것이 심리학자 말콤 글래드웰의 1만 시간의 법칙이다. 천재는 태어나기 보다는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이다. 적어도 하루에 3시간씩을 10년간 사용하면 자기 분야에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이론이다. 그러고 보니 한국의 박세리 선수도 세계의 골프 챔피언이 되기까지 10년 이상의 엄격한 훈련이 투자했다. 그녀에게 도전을 받았던 한국 엄마들의 극성으로 어린 딸들의 그 연약한 손에 클럽을 쥐어주고 땀을 흘리게 한지 이제 10년이 지났다. 그 결과 현재 세계 여자 골프는 코리아의 세리 키드로 넘쳐나고 말았다.

음악의 천재였던 모차르트도 그의 대표곡 협주곡 9번을 이미 10살 때부터 만들기 시작해서 21살에 빛을 보았다고 하니 1만 시간을 투자한 셈이다. 그 유명한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 역시 1만 시간, 10년을 거친 후에 빛을 보았다. 최초의 법령이 각인된 로제다 스톤을 해독했던 상폴리옹도 역시 10년, 1만 시간을 투자하여 고대문자를 해독했다고 한다. 그러니 엄밀하게 말하면 천재는 결코 하루아침에 나타나지 않는다. 1만 시간의 법칙을 엄격하게 거친 사람들만이 성공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말콤의 주장대로 하루 12시간씩 10년, 20년 이상을 일해 온 코리언 이민자들은 모두가 챔피언 중의 챔피언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길고 긴 시간 투자에 비해서 얻어진 것은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뭐가 잘 못된 것일까? 일생의 전심을 바쳐 투자했는데도 이렇다 할 만 한 것 하나 내놓을 수 없는 우리네 삶은 대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일까? 시간의 양보다는 방향성이 문제가 아닐까? 영양가 없는 일에 평생의 시간을 바쳐봐야 결과는 허무뿐이다.

일찍이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은 이 진리를 꿰뚫고 나서 이런 명언을 남겼다.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뤄진다!’ 우리네 사람들은 이 말을 노력 강조용 특약으로 즐겨 사용해왔다. 그런데 실상 에디슨은 1%의 영감을 역설한 말이라고 한다. 제아무리 노력해도 영감이 없다면 명품도, 명인도 될 수 없다는 뜻이라고 했다. 99%가 노력이라도 단 1%의 영감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는 말이다.

사실이 그렇다. 영감이 없는 노력은 마치 심지 없는 수류탄과 뇌관 없는 총알과 같다. 씨눈 없는 알맹이를 수천 개를 심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지극히 작은 1%의 영감은 삶의 생명이다. 그렇다면 그 영감은 어디서 오는가? 영감은 영적인 세계에서 속한 것이다. 영적인 세계를 주관하는 이는 영으로 존재하시는 창조주뿐이다. 그 위대한 전능자로부터 영감을 받지 않으면 시편에 ‘집을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고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허사’라고 했다. 또한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라고 했다.

1만 시간의 법칙을 믿지 않는 학자들은 또 다른 통계를 내놓았다. 아무리 1만 시간의 법칙을 따라 시간과 노력을 다 쏟아 부었지만 실제로 최고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을 조사해 보니 음악분야는 30%미만이었고 체스 분야에는 34%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노력에도 한계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모든 일에 무턱대고 시간과 노력으로 끝장을 보겠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소치일 뿐이다. 이제라도 창조주로부터 영감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수고는 마치 무정란을 늙어 죽도록 품고 있는 어리석은 어미닭과 같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곯아 없어질 것을 더 이상 품어서는 안 된다.

이제 서서히 영성이 깊어가는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가을에는 ‘온갖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이 다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께로부터 내려오나니 그는 변함도 없으시고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는 분’에게 더욱 가까이 나아가 1%의 영감을 얻어 맡겨진 인생의 영역에서 최고의 챔피언들이 되기를 위해 더욱 기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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