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저지 정규학교 한국어 수업의 출발

2014-08-29 (금)
크게 작게
이 경 희<교육가·수필가>

한국에서 다년간 고등학교 국어교사를 지냈던 내가 미국에 건너와 토요한국학교에서 오랫동안 한국어 교사를 했던 것은 어쩌면 운명적이며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한국 문교부가 저작한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인간의 특징(이광규 저)’이라는 과목을 배우고 가르친 교사로서 미국 땅에 건너와서 NAKS에서 실시한 여름 교사 연수회에 매해 참석했었는데, 그 때마다 재외동포재단 회장으로 참석하신 이광규 회장을 만날 수 있었다.


지금은 이미 고인이 되셨지만 그가 2007년 8월 31일에 한국어 정규과목 추진위원회(한정추) 정기 모임 및 이광규 박사 초청 강연회를 개최한다고 하여 뉴저지에서 뉴욕까지 여러 바쁜 일정 속에서 참석했던 일은 지금 생각해도 참 잘했던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 강연에서 그는 1997년에 한국어가 미국 대학 입학시험의 외국어 과목(SAT II)으로 채택되어 첫 해에 2,300명이 응시 하였다는 것과, 2004년 조지 부시 대통령이 6개 특수 언어(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육성 지원책을 발표한 후 일본은 Japan Foundation을 통해 미국 주 교육청에 일본어를 정규 외국어 과목으로 채택해 주도록 하여 750여 학교에서 정규 외국어 과목으로 채택되었고 뒤이어 중국도 Hanban이라는 기관을 통해 미 정부와 주정부를 상대로 정규과목 채택운동에 가담하여 1,000여개 고등학교에 정규 외국어 과목으로 채택되었는데 한국어는 겨우 수십여 학교에 불과하다는 말씀이었다. 미국학교에서 한국어 정규 과목이라니, 그 당시 상황에서는 상상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날 우리는 이광규 박사의 강의를 듣고 정말 누군가가 이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한국어 정규과목 추진위원회의 공동 위원장 김영덕 박사를 중심으로 위원들을 선출하고 10월20일 창립총회에서 다시 추인되었다.

이 임원들의 각고의 노력 끝에 2010년 9월 뉴저지 Palisades Park High School에 한국어 반이 개설되었고 정식 자격증을 받은 황정숙 선생이 그 1호로 취임하였다.

그 임원들은 매해 총회를 개최했고 럿거스 대학과 뉴욕대학 교수 및 총장을 여러 번 만났고, 한국 방문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뉴욕·뉴저지에서도 수많은 모금운동을 벌였다. 그들의 눈물겨운 노력에 감사할 뿐이다.

그들의 결정적인 방문을 소개하자면, Rutgers 유영미 교수와 Mary Curran 교수를 예방하여 고등학교 자격증 취득 과정에 입학할 장학생 5명을 최종 선발하여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불하였다고 한다.

뉴저지 팰리세이드 팍 고등학교에 한국어 정규과목 교사가 된 황정숙 선생은 현재 뉴저지 사랑한국학교 교감으로, 재미한국학교 동북부지역협의회 임원으로, 문인협회 회원으로 늘 보면서 장래가 촉망되는 한국어 선생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는 사범대학에서 국어 교육을 마쳤고 대학원에서 국어학을 전공했으며 럿거스 대학에서 한국어 강사를 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은 쉽게 자격증을 딸 수 있었다고 한다. 5명의 장학생 중 뉴저지 두 명은 교사 자격증을 받았고 뉴욕의 3명은 아직 신청 중이라고 한다.

우리는 점심을 주문해 놓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성사된 모금 활동 등을 잊을 수 없어서 어떠한 역경도 이겨나가야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그에게 엿보였다.

그동안의 역경, 어렵게 따 놓은 자격증,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좀 더 잘 가르쳐야 한다는 어려움 등을 나눌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이 한국어 반이 첫 해에 3개 반이던 것이 다음해에 5개 반 지금은 6개 반이 운영되고 있으며 날로 발전되어가는 한국의 위상이 한국어 교사로서 자부심까지 느낀다고 말했다.

나는 지금까지 그가 해놓은 일과 앞으로의 계획이 사뭇 야무져서 참 열심인 한국어 교사이구나 생각하며 자리를 뜰 수 있었다. 정말 자랑스러운 한국어 교사였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