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밀레니엄 세대 ‘예배도 헌금도 온라인으로’

2014-08-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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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세대의 신앙생활 실태 봤더니…

▶ 디지털 기기로 성경 읽고 인터넷에 영적 질문, 설교 중 의문은 스마트폰 즉석 확인 ‘소통형’, 가식·거짓 광고 민감하게 반응 ‘투명성 중시

밀레니엄 세대 ‘예배도 헌금도 온라인으로’

밀레니엄 세대는 투명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교회의 청년 헌신예배 모습.

교회는 젊은 세대를 구한다. 청년 성도는 더욱 환영을 받는다. 교회와 세상의 미래가 그들의 어깨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21세기의 주도적인 역할을 맡은 밀레니엄 세대는 18세부터 29세까지 청년층을 일컫는다. 이들은 새로운 100년의 전반기 동안 이 땅에서 활동하는 주체가 될 것이다.

밀레니엄 세대의 신앙은 과연 어떤 모습을 갖게 될 것인가. 그리고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바르게 인도할 방향은 무엇인가. 크리스천 조사기관인 바나 리서치 그룹이 지난해 ‘밀레니엄 세대와 하이텍’이라는 주제로 실시한 연구 결과가 있다.



이들 젊은층은 인터넷을 비롯한 페이스북, 트위터 등 첨단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다. 그런 만큼 이들의 신앙 역시 ‘리얼타임’이 바탕을 이루는 것으로 조사됐다. 진행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에 대한 개념 자체가 다르다는 이야기다.

밀레니엄 세대는 성경을 디지털 기기로 읽는다. 예배에 참석한 10명 중 7명이 종이가 아닌 스크린으로 성서 구절을 접한다. 전체 밀레니엄 가운데 3분의 1은 각종 바이블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을 통해 성서의 구절을 찾는다. ‘바이블 게이트웨이’(BibleGateway.com)는 이제 가장 많은 크리스천이 찾는 웹사이트가 됐다.

예배도 종종 온라인 화상으로 드리는 젊은이가 많다. 예배에 참석한 밀레니엄 세대의 54%와 전체 청년층의 31%가 여기에 포함된다. 또 3분의 1 이상이 온라인을 통해 교회를 찾고 있다. 이 역시 예배에 참석하는 젊은이로 옮겨가면 56%로 수치가 치솟는다.

가장 관심을 끄는 연구 결과는 수많은 밀레니엄 젊은이들이 온라인을 통해 영적 목마름을 해소하려 애쓴다는 점이다. 예배에 참석하는 청년 10명 중 6명꼴로 영적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온라인을 서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예배에 참석하지 않는 젊은이를 포함해도 10명 중 3명이 동일한 경로로 영적 탐험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차세대 전도와 교육에 가장 영향력 있는 도구와 통로가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다.

설교도 종래의 일방적인 하향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밀레니엄 세대에게는 신앙생활에서도 상호 간의 소통이 중요하다. 14%가 목회자나 교사가 말한 것을 디지털 기기로 확인한다고 대답했다. 예배에 참석한 밀레니엄 세대에서는 무려 38%가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이 밖에도 온라인 대화방에서 신앙에 대해 토론한다는 응답도 40%를 넘었고 블로그를 이용해 신앙 의견을 주고받는다는 대답도 같은 수준이었다.


헌금을 내는 방식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예배에 참석하는 밀레니엄 세대 10명 중 4명이 온라인으로 헌금하고 있으며 전체 세대의 10% 이상이 교회나 자선단체에 인터넷 등을 통해 도네이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무적인 사실은 밀레니엄 세대의 헌금 열정이 식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 같은 하이텍이 기부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10명 중 1명이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텍스트를 통해 기부하고 있으며 예배에 참석하는 청년층에선 이 숫자가 2명으로 많아졌다. 부모 세대보다 직장을 자주 바꿔야 하고, 거주지도 자주 옮겨야 하는 이들에게 디지털 도네이션은 훌륭한 대안이 되고 있다.

밀레니엄 세대 전문가로 꼽히는 바나 리서치 데이빗 킨너맨 사장은 “아주 높은 투명성을 디지털 도구를 통해 확보한다는 점이 밀러니엄 세대의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교회나 단체, 심지어 기업에서도 헛된 약속이나 과장을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며 “밀레니엄 세대는 가식이나 거짓 광고에 매우 민감하다”고 경고했다.

킨너맨 사장은 “많은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지만 온라인이라는 하이텍 세계에서는 신앙을 논의한다는 점을 다행으로 알아야 한다”면서 “실제 생활에서 적용되는 신앙을 어떻게 이들의 초점에 접속해 전할 것인지, 그 대안을 교회가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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