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군 생활 3년을 회고하는 이유

2014-08-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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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재(내과전문의)

4.16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44월이 지났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참사, 그리고 뒤따른 뉴스는 모든 사람 억장이 무너지게 하고, 슬픔에 잠기게 했다. 한국의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나 뒤따른 여라 조치에서 얼마나 허술한 나라인지를 세계만방에 노출시킨 사고였다.

창피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 이 참담한 심정을 어찌 할 수가 없지만 무슨 연유인지 뒤따르고 있는 연속적인 사건들은 할 말을 잊게 한다. 기차충돌사건, 지진도 나지 않았는데 땅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는 서울시의 싱크홀(sink hole)현상 등은 한국에 무슨 재앙을 초래하는 잡귀가 씌워있지 않나 할 정도다.


다음엔 무슨 일이 터지나 조마조마 하는데 육군 모 사단에서 일어난 일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동료사병을 집단구타 사망케 한 사건은 치를 떨게 한다. 무슨 인간들이 무슨 교육을 받았기에 저토록 짐승보다 더한 흉악범이 될 수 있었던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사상조차 할 수 없는 흉악범들이다.

세월호 참사도 국가 근간을 흔들었고 그 참사를 교묘히 이용하는 정상배들도 있었지만, 군에서 일어난 참혹한 집단구타 치사 사건은 나라 국방과 국민전체, 국가에 대한 의식의 근간을 뒤흔들어놓고 있다. 나라를 지켜야 할 군대가 저리니 많은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누가 저런 군대에 내 자식을 보낼 수 있나?”고. 60만 대국을 보유하고 있는 모국의 군대에서 일어난 참혹한 사건이지만 그것을 1개 사단 1개 내무반에서 일어난 사건이지 군대 전반에 걸친 행위는 아니라고 내 스스로 믿고 싶고, 또 내 경험을 통해서 분명히 단호히 답하고 싶다.

그런 참혹한 사건이나 다른 사병들의 군 생활 동안 안전사고나 타질병 발생시 지휘계통상 군의관이 최초로 관여해야 하는지라 1970년부터 1973년까지 3년간 군복무기간 이런 사건은 들어본 적도 내 눈으로 본적도 없는 사실에 의거해 분명히 말하고 있다. 절대 군 전반에 만연한 사건이 아니라고 변호하고 싶다.

지금보다 군의 환경이 훨씬 열악했던 시절인 1970년대 초반에 근무했지만 3대 의무 중에 가장 중요한 병역의무를 기꺼이 마쳤다는 자긍심도 있지만 당시 3년의 군 생활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고, 그 시절에 만났던 장교들이나 사병들과 아직도 소식을 주고받고 있는 내 삶의 지평선을 넓혀주었던 3년이었다.

차제에 우리 이런 참혹한 사건을 기억하고 제도개선에 나서면서도 언론이나 여타 사회 정당, 단체에서 너무 침소봉대 국가위기의식을 불어넣지 말았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사랑해보자. 내일 모레가 8월15일 대한민국 건국66주년 맞으면서 조국의 평안과 미래발전을 기원하고 있다. 방준재(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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