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뉴욕한인회 회계부실 아직도 문제인가

2014-08-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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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회가 또 다시 회계부실 문제로 심한 내홍 속으로 빠져들고 있어 우려스럽다. 이 문제는 한동안 한인사회를 시끄럽게 하다 잠잠해져 잘 해결됐나 싶었다. 그런데 또 다시 고개를 들고 나와 한인들을 아연케 하고 있다.

이 사안은 엊그제 한인회 현 집행부가 전직 회장에게 회계부실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형사상 책임을 물어 검찰에 고발 조치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나서 또다시 표면에 노출됐다. 한인회측은 비영리기관 자격 박탈 위기를 몰고 온 세금보고는 마쳤지만 증빙서류가 첨부되지 않아 감사에서 지적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내놓았다. 하지만 전직 회장은 ‘형사고발 조치를 해오면 맞고소를 하겠다는 강경입장으로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회계부실에 대한 증빙자료 제출 여부가 거론된 것은 이미 지난해 인수인계 때 시작돼 이제 1년도 훨씬 넘었다. 그럼에도 현 집행부는 대책위 구성, 전문회계사 고용, 증빙자료 요청과 더불어 회계부실 책임자에게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묻는 고발조치를 하겠다는 발표만 거듭하고 있다. 전직 회장 역시 할 일을 다 했다며 법적 대응도 마다 않겠다며 오히려 현 집행부가 이번 사태에 모든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는 입장만 계속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전, 현 회장들이 하나같이 ‘네 탓’만을 주장함으로써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아 한인들의 눈살만 찌푸리게 하고 있다. 툭하면 형사고발과 맞고소로 대응하겠다고 나오면서 자신들의 무책임만 강조하는 것이 아닌 가 싶어 의구심을 갖는 한인들까지 있는 상황이다.

작금의 한인회 회계부실 논란은 어느 한 쪽에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따지고 보면 전, 현직 회장 모두의 책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서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 한 모습만 보이니 비난을 피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양측은 상대방의 책임만 강조하지 말고 적극적인 자세로 이 문제를 속히 봉합해야 한다.

갈등과 불신으로 한인들을 더 이상 실망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본인들 스스로가 책임지겠다는 자세로 쌍방 간에 머리를 맞대고 양보와 이해의 묘를 살려 이 문제를 하루속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풀어 한인사회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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