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쓰레기 예술

2014-08-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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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이스라엘의 미술가들은 쓰레기를 가지고 예술 작품을 만들었다. 각종 쓰레기로 인간들의 다양한 군상을 조형한 미술품이다. 이것은 이스라엘 관광의 명품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끌었다. 쓰레기가 아름다운 감상 상품으로 높은 가치를 발휘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최근 뉴저지 주에서는 쓰레기 수거인들을 사사로운 일에 사용한 공직자들이 철창신세를 지게 되었다. 노스베일(Northvale) 시장 바젤라 씨와 세 명의 쓰레기 수거국 간부들이 쓰레기 치는 인부들을 사사로운 일을 시키다가 적발되었다. 그들은 2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고급 공무원들로서 쓰레기 치는 사람들을 자기 집 일이나 심지어 애인의 집일까지 마음대로 부려먹다가 적발된 것이다.

한 유치원 교사의 교육수기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노래와 율동을 가르칠 때 하루는 팝콘 노래를 선택하였다. 노래 중에 ‘팝업’(pop=up)란 말이 나올 때마다 아이들이 옥수수가 튀겨지듯 깡충깡충 뛰게 하였다. 그런데 한 아이만은 오히려 움츠려 앉는 것이었다. 그 아이의 말에 의하면 자기는 튀겨지지 않은 옥수수라는 것이었다.


옥수수를 튀겨 보면 몇 알은 튀겨지지 않고 바닥에 깔려 타버리는 것을 본다. 그 아이도 집에서 그것을 보았기 때문에 튀겨지지 않은 옥수수 역할을 한 것이다. 왜 이 아이는 하필 바닥에 깔린 옥수수만을 생각하였을까? 이 아이의 문제점을 많은 성인들도 가지고 있다. 어두운 면을 보는 부정적 시각이다. 세상을 어둡게 보는 것은 이미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평가의 문제는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에 직접 연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펜실베니아 대학 심리학 교수 마틴 셀리그만 교수(Martin Seligman)의 연구 보고가 있다. 자기를 부정적으로 낮게 보는 사람과 긍정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사람의 비교 연구이다. 자기 평가가 높은 사람은 오래 참고 사고율(事故率)이 낮으며 스스로를 파괴하는 행동이 적고 마약이나 알코올에 의존하는 비율도 낮다. 대체적으로 자기 평가가 높은 사람이 더 높은 보수를 받는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셀리그만 박사는 “자신을 실패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의 예언대로 실패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학생동기연구소(National Institue for Student Motivation)가 그동안의 상식을 뒤엎는 발표를 내놓았다. 이 연구소는 자신감과 학업 성취의 관계가 지능지수(IQ)의 관계보다 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밝힌 것이다. 아이의 학업성적이 낮은 것은 머리가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아이가 자신을 높이 평가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성공과 행복은 나 자신을 높이 평가하는 것에 그 출발점이 있다. 자기 평가가 높다는 말은 자신의 가치를 높게 인식하는 태도이다. 그런 사람은 자신과 세상을 밝고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며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갖는다. 나라는 한 존재는 그저 생존하다가 죽을 동물이 아니라 보다 고귀한 유산을 후손과 인류에게 남겨야 할 인간으로서 나의 존엄성을 자각하며 살아야 한다.

병약하고 노년기에 접어든 바울이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의 외적 인간은 낡아지지만 내적 인간은 나날이 새로워지고 있습니다.”(고린도 후서 4:16) 시인 브라우닝은 죽음을 앞두고 읊었다. “그대여 나와 함께 노인이 되자, 노년기는 인생의 최선을 거둘 수 있는 가장 좋은 때이니!”

비겁한 자는 “이 길이 안전할까”하고 묻는다. 허영에 들뜬 자는 “이 길이 영광을 받는 길일까” 하고 묻는다. 욕심쟁이는 “이 길에 돈이 깔려있을까”하고 묻는다. 그러나 정말 물어야 할 질문은 “이 길이 바른 길인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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