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있을 때 잘하자’

2014-08-1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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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흠(논설위원)

“있을 때 잘해, 후회 하지 말고”
‘있을 때 잘해’는 세상사 한 치 앞을 못 보는 어리석음을 일러주는 삶의 지혜이다. ‘있을 때 잘할 걸…’은 돌이킬 수 없는 뒤늦은 후회의 탄식이다. “왜, 그랬을까? 그 때 잘 할 수 있었는데”

사람들은 누구나 지난날의 잘못을 뒤늦게 깨닫고 후회들을 한다. 있을 때 잘해야 하는 데, 그 때는 귀한 줄 모른다. 곁은 떠나야만 후회한다. ‘그 때 잘 했을 껄’은 이미 늦은 후회일 뿐. 다시 과거로 돌이킬 수 없다. 그것이 바로 현실이다.
우리는 살면서 있을 때 잘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다. 우선 부모가 살아 계실 때 잘 모셔야 한다. 돌아가시면 아무리 울고불고 통곡해도 다시 살아 올 수 없는 일이다. 그야말로 “있을 때 잘해”이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건강은 잘 지켜야 한다. 일단 건강을 해치면 원상으로 돌아오기 힘든 일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돈 역시 그렇다. 저축하고 차근차근 모으다 보면 큰돈이 된다. 도박, 음주 등 성실하지 못한 생활로 낭비하면 돈을 모을 수 없다. 돈도 있을 때 잘 지켜야 한다. 인생을 사는 것도 마찬가지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은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이다. 그러니 오늘을 잘 살아야 한다.

한인사회는 친교위주의 인간관계가 형성된 곳이다. 고향사람, 동창, 동문끼리 어울린다. 종교, 취미가 같아 모이기도 한다. 직장, 지역, 직능, 사회봉사 등 단체생활을 함께하며 친하게 지낸다. 띠나 뜻이 같아 친목모임들도 만든다. 그렇게 순수한 목적의 친교형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주변사람은 인생의 즐거움이자 행복의 동반자다. 주변 사람이야 말로 “있을 때 잘해”이다.

동서고금은 막론하고 삶에서 인간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다보니 인맥 만드는데 힘을 쏟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맥을 만들기만 하면 좋은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복잡한 인맥을 만들어 놓고 사람관계에 치어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는 이들이 제법 많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며 필요한 것은 단순히 많은 인맥이 아니다.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좋은 인맥인 것이다.

좋은 인맥은 일방적이지 않다. 한쪽에만 유리한 인맥이 아니다. 서로 간에 도움을 주는 지속적인 관계여야 좋은 인맥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좋은 인맥을 쌓을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인맥을 만드는 것이다. 또 나를 좋아하는 인맥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먼저 매력적인 사람이 돼야 한다. 우선적으로 스스로 괜찮은 사람, 인정받는 사람이 돼야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법이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좋은 인맥이다.

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내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서두른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않는다. 오랜 시간 사랑과 정성을 쏟아야만 내 사람이 될 수 있다. 성급한 마음으로 다가서면 오히려 될 일도 안 될 수 있다. 인맥은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밥을 뜸들이듯 꾸준히 정성을 다해야 내편이 된다. 내편은 곧 좋은 인맥이다.

공자는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도 찾아온다고 했다. 그처럼 가까운 사람을 잘 대하고, 그들에게 존경을 받으면 사람들은 하나 둘 스스로 모여드는 것이다.

인맥은 쌓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 비결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사랑, 인정, 관심, 존경 등을 받는 것이다. 가까운 사람에게 밉보이면서 다른 사람에게만 잘 보이려 한다면 좋은 인맥은 유지될 수 없다. 그런 사람 곁에선 아무도 오래 남아 있지 않는다. 한 순간에 사라지는 거품인맥만 갖고 있는 셈이다.주위에 사람이 있을 때 잘해야 한다. 지금 넘쳐난다고 언제까지 그럴 줄 알아서는 안 된다. 나중엔 아무도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있을 때 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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