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족 여행

2014-08-04 (월)
크게 작게
연창흠(논설위원)

여행은 설렘이다. 계획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혼자 떠나든 친구나 가족과 함께 하던 설렘으로 다가온다. 여행은 일시적 일탈이다. 일이나 일상에서 벗어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지치기 쉬운 하루하루의 틀을 벗어나 느끼는 오아시스다.
여행은 삶의 활력소다. 재충전의 요소이고 힘의 원천이다. 밥 뜸들이듯 그렇게 성숙하게 하고 여유롭게 한다.

여행은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다. 그 자체에 삶의 축복이 있다. 떠날 수 있음을 되돌아올 수 있는 곳이 있는 것이다. 함께 떠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더불어 살고 있다는 행복한 삶의 반증이다. 여행은 소중한 경험을 준다. 그 경험은 세상살이에 좋은 점으로 나타난다. 인생을 다채롭고 풍부하게 해준다.


여행은 돈과 시간이 꼭 있어야만 떠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짬을 내서 가까운 곳이라도 훌쩍 떠날 수 있다. 독일의 세계적인 문학가 괴테가 말한 것처럼 ‘여행은 여행 그 자체에 충분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민생활은 늘 바쁘게 돌아간다. 여유는커녕 쉴 시간마련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가족과 짧은 여행조차 못갈 정도는 아니다. 여름방학도 어느 덧 절반이상 지났다. 어린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를 데리고 여행을 떠나보자. 가족과 함께 떠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행복이다. 가족여행이 항상 그렇듯 고생스럽고 힘이 들 수도 있지만, 분명히 그만한 가치가 있는 법이다.

여름방학 동안의 가족여행은 자녀들에게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자녀교육과 자녀들의 대화와 환경을 제공한다. 인생의 교훈과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시간이 된다. 편협적인 생각과 아집에서 벗어나 좀 더 겸허해지고 솔직해 질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가족과 함께한 여행의 추억은 자녀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는다. 결국 가족여행은 가족의 소중함을 깨우쳐 주는 매우 유익한 기회라 할 수 있다.

여행이 쉽지 않으면 가까운 산과 계곡으로 가족캠핑을 떠나보자. 뉴욕에서 1-2시간만 가도 자연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캠핑장은 수 없이 많이 있다. 단 하루만 다녀와도 가족캠핑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것이다. 가족캠핑은 바람에 부딪히는 나뭇잎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밤하늘 나뭇가지에 걸쳐진 별들과 은하수를 만날 수 있다. 별자리의 전설을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가족모두 손뼉 치며 노래도 불러본다. 엄마, 아빠 그리고 자녀들이 자연 속에서 정다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게 일상생활에선 즐길 수 없는 캠핑의 색다른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가족캠핑은 가족모두 한 상에 둘러 앉아 대화를 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기회다. 출퇴근 시간이 다르고 등하교가 다른 가족들이 모처럼 다 함께 음식을 나누며 대화를 할 수 있다. 자연과 더불어 나누는 이야기인 만큼 진솔하고 가슴에 와 닿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물론 캠핑장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익숙한 풍경도 있다. 여러 가족이 캠핑을 와서는 어른들은 술이나 카드로 자신들만의 놀이를 한다. 아이들은 알아서 놀도록 방치하거나 먹는 것만 챙겨주고 캠핑을 마무리 하는 경우다.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면서도 어른들만 즐길 시간은 충분하다. 가족캠핑에서 ‘어른아이 따로따로’는 피해야 할 일이다.

가족여행이나 캠핑도 한 때다. 자녀들이 성장해가면서 그런 기회는 점차 줄어든다. 자녀가 크면 부모가 가자고 졸라야 억지로 쫓아 나선다. 그나마도 한두 번이다. 물론 모든 가정이 다 그런 건 아닐 게다.

가정은 추억의 박물관이다. 가족이란 살아가면서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추억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행복의 척도가 아닌가 싶다.
여름방학도 얼마 남지 않았다. 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과 캠핑에서 자녀에게 평생 기억될 만한 가슴 따뜻한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 주자. 망설이지 말고 훌쩍 떠남이 가족 행복의 첫 걸음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