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암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겠다. 이 내용은 미국 암협회의 암 역사에 관한 내용을 간추린 것임을 밝힌다.
우리 선조들은 암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했을까?
고대 이집트 의사들은 암을 신에 의한 벌이라 생각했다. 그 이후 여러 가지 학설들이 제기되었다. 먼저 히포크라테스가 주장한 ‘체액설’(humoral theory)이다. 히포크라테스는 우리 몸에 피, 점액, 황담즙, 흑담즙 등 4가지 체액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중 흑담즙이 과다하게 생기면 암이 발생한다고 믿었다. 이 학설은 로마시대를 거쳐 중세까지 약 1,300년에 걸쳐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그 후 스탈(Stahl)과 호프만(Hoffman)이 주장한 ‘림프 설’(Lymph theory)이 체액설을 대체하게 됐다. 우리 몸의 체액 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가 혈액과 림프인데, 암은 발효되고 퇴화되는 림프로 구성되었다고 주장했다. 1,700년대 스코틀랜드의 유명한 의사인 존 헌터(John Hunter)도 림프에서 암이 발생한다고 믿었다.
1838년 독일의 저명한 병리학자인 요하네스 뮬러(JohannesMuller)는 암이 림프로부터 생긴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세포로 구성되어 있음을 증명했다.
그의 제자인 루돌프 비르효(Rudolph Virchow)는 암세포를 포함한 모든 세포들은 다른 세포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만성적인 자극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믿었다(자극설·Irritation Theory). 1860년 독일의 외과의사인 칼 티어쉬(Karl Thiersch)는 암은 악성 세포가 전이됨으로 퍼지는 것임을 증명했다.
그 외에도 17세기 네덜란드의 두 의사인 루시타니(Lusitani)와 털프(Tulp)는 암이 전염성이 있다고 믿어서 암 환자들을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전염설·Infectious Theory).
그러나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이런 학설들은 점차 무대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1915년 일본 도쿄대의 과학자들인 야마기와(Yamagiwa)와 고이치(Koichi)는 토끼의 피부에 콜타르(coal tar)를 문지름으로써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발표했다.
이로부터 수많은 연구 끝에 암은 화학물질이나 방사선 등에 의해 유전자(DNA)가 손상을 입거나 바이러스에 의해 새로운 유전자가 유입되어 발생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일단 유전자에 변형이 생긴 변종세포로부터 나눠지는 세포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유전자 변이가 발생하게 되고 불사신처럼 계속해서 번성하게 된다.
1970년대에는 암의 유발에 있어서 특히 중요한 두 가지 유전자가 발견됐다. 하나는 암 유전자(oncogene)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암 억제 유전자(tumor suppressor gene)이다.
암 유전자는 암이 통제를 벗어나 계속해서 자라게 하는 유전자이다.
암 유전자는 우리 몸의 세포들이 나뉘어 자라고 분화되는 것을 조절하는 전암 유전자(proto oncogene)에 변이가 생겨서 발생한다.
암 억제 유전자는 세포가 나뉘는 것을 억제하고, 유전자(DNA) 손상을 고쳐주며, 세포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연사하도록 조절한다. 즉, 암 유전자에 의해 세포가 끝없이 나누어지고 암 억제 유전자가 이를 억제하는 작용을 못하게 되면 암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유전자 손상은 유전될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 우리가 노출되는 환경에 의해 반복적으로 손상이 발생해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즉, 우리가 먹는 음식, 흡연 및 음주 등의 생활 습관, 노출되는 주변 환경에 유전자들이 손상을 입게 되는 것이다.
문의 (213)388-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