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화가 빅토르와의 인연

2014-07-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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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수필가/ 러더포드)

수필을 쓰는 본인이 그림을 시작하면서 부터 새로운 만남이 시작 되었다. 사람들은 어떤 인연을 운명이라고 말하지만 내 경우는 그 만남도 어떤 계기를 만들어야 인연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20여년 살았던 내가 새로운 변화를 위해 이사한 곳이 러더포드였고, 집 근처에 있는 KIP 문화센터에서 운동을 하면서 많은 지역 주민인 외국인을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러더포드 도서관에서는 해마다 여름이면 그림 전시회를 열고 있었는데 나 또한 발탁이 되어 한 달간 개인전을 열게 되면서 네이버라는 지역 신문에 실리자 되자 버겐 카운티 미술협회 회장은 물론 뉴저지 지역 화가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때 확실한 한국 이름은 모르나 한국 화가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AAR 러더포드 미술협회에서 해마다 몽크리얼 대학 교수를 초빙해서 콘테스트와 (2006년 60회) 전시를 할 때 회장인 린다가 그 분을 초대했고, 본인 또한 협회 전시회에서 당선이 됨으로써 유일한 한국분인 빅토 빅토리를 만나게 되었다.
그런 그는 자신의 포스트 카드를 주었는데 마음 놓고 대화를 나누기에는 장소와 형편이 안 돼서 대충 인사를 나누고는 소식이 끊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7년이 지난 어느 날 아침, 걷기 운동으로 거리를 활보하다가 문득 새로운 길을 가보겠다고 했는데 한 집을 발견하였다.

집 앞에는 범상치 않은 사람의 흉상이라 할까 어떻게 보면 괴물 같은 느낌이 그저 폼으로 어디서 사다 놓기에는 너무도 크고 웅장해 가까이 뜰 안을 들여다보니 바로 전시장에서 만났던 그 분이 정원을 조경하고 있었다.

나는 물론 그분도 반가움에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때마침 어딘가 외출을 하려고 바깥으로 나온 서양 여자와 만나게 되었다. 그 여인은 부인이었고 빅토리가 소개하는 대로 얼떨결에 인사를 나눴는데 그녀가 오히려 반가워하며 집안으로 들어가자고 한다. 이 기회에 인터뷰를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녀도 반가워하면서 롱아일랜드 시티에 있는 코리아타임스냐고 되물었다. 그리곤 남편 화실이 린허스트에 있는데 우선 집에 들어가서 그림 구경을 하라고 한다.


그가 손수 끓여주는 커피를 마시면서 이러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지만 빅토 빅토리는 서울 소사인 부촌에서 태어났고, 아버지는 그곳에서 시장으로 20년 근무를 하셨다고 한다. 형제는 6남매로 위로 형님이 홍익대학을 나와 미술대학 교수였고, 부모 역시 미술계통에 속하며 고등학교를 마치자 조각 등 창작 활동을 하다가 나이 25살에 불란서에(1969년) 가서 2년간 렘브란트, 반 고호, 미켈란젤로에 관한 현지 탐사와 공부를 하고 미국 시애틀에 가서 신학을 하고 미국 목사가 되었다고 한다.

1972년에는 미국 대통령을 그려 백악관에 보냈고 그 후부터 많은 인사들을 그리며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하는데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벽 전체가 온통 그림으로 도배를 한 것이 마치 어느 미술관에 온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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