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청문회 vs 소똥(cow dung)

2014-07-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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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재옥(의사)

동물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이 없지만 인간은 선악을 분별해내는 두뇌를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성이 아주 흐려진 사람들을 더러 본다. 구강과 항문은 한 통속이다. 앞으로는 음식물을 섭취하고 뒤로는 배설작용을 한다. 그런데 미물의 짐승 강아지도 용변 후 발길질을 해서라도 모래나 흙으로 덮어 자기의 배설물을 가릴 줄 아는데, 저질 인간들은 무조건 냄새나는 소똥만 뒤적거린다. 자기들의 전과는 모른 체 무조건 공박만하는 쓰레기 정치인들을 어디다 버려야할까.

요즈음 한국의 청문회를 보면 이런 인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괜찮은 후보자들이 총리 혹은 장관직의 물망에 오르거나 청문회에 나서기도 전에 소똥 정치인들의 들쑤시기 작전에 휘말려 들여 미리 목이 잘린다. 프랑스 혁명 때에 사용한 목을 자르는 사형기구 기요틴(guillotine)보다 더 지독하다. 많은 후보자들이 마구잡이 부관참시를 당하고 마지막 남은 자존심, 기본 권리마저 침해받는 상황에서 누가 그 총리자리를 원한단 말인가.

미국청문회는 후보자에 대한 사전 검증도 철저히 하지만, 일단 후보자로 지정되면 더러운 과거를 들추어내기보다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직무수행을 할 것인지 미래지향형에 더 초점을 맞추고 청문회를 진행 한다.


비단 한국의 청문회 문화만 그런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듯이 우리 민족은 유독 남이 잘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황우석 교수는 하버드 대학도 아닌 조그만 북해도대학에서 배운 기술로 동물복제술을 최초로 성공시킨 천재석학이다. 대부분 미국 교환교수들은 골프나 배우고 놀다 가는데 황 교수는 각고의 노력과 헌신으로 위대한 업적을 일구어냈다. 의료산업에 큰 보탬이 되고 나가서는 노벨상까지도 바라보았는데 전성기에 모략을 받아 그만 중도 낙마하고 말았다.

과거의 잘못을 따지려면 끝이 없고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침마다 세수하고 수북이 쌓인 먼지를 계속 털어내야만 할 것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하루에 1,000개 이상의 볼을 치고 외과 레지던트는 4년 동안 남의 수술기술을 습득한 다음에야 개업을 하며 피아니스트는 남의 곡을 계속 연습한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고전을 계속 반복하고 탐독해야만 새 작품이 나오듯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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