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존경심을 배워야 할 아이들

2014-06-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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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PS 57 과학교사)

통계에 의하면, 부유층보다 저소득층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자선사업에 더 가담한다고 한다. 참으로 말이 안 되는 통계지만 사실이다. 가진 자가 더 불안하고 비굴하고 쩨쩨하다는 말인가? 그럼 난 가진 자가 되고 싶지 않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까? 아이들은 이런 점을 바꾸어 놓는 힘을 가졌다. 나눔의 힘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일깨워주는 사람들이 아이들 곁에 있어야 한다. 미주에서는 이런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다. 아이들은 꽃밭에 있는 여러 종류의 꽃의 향기를 맡아야 한다.


꽃 위에 날아오는 나비와 곤충을 관찰 하듯이 사람 곁에 누가 맴돌고 있는지 관찰하는 습관을 길러 주어야 한다. 그리고 존경하는 방법과 존경을 스스로 느끼는 사람으로 커가야 한다.

교사는 이 점을 아이들에게 일깨우고, 경험하도록 하는 데 매우 힘들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 나이만 들었다고 저절로 존경이 가지는 않는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게 존경심, 사랑 그리고 행복이다. 어떤 이의 이력과 학벌이 화려하다고 저절로 존경심이 우러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행동, 말, 주위에 있는 사람들, 약점, 장점을 보고 느끼고 경험해야 진실한 존경심의 가치를 알게 된다. 존경심을 기르는 것은 곰탕에서 진국을 우려내는 과정과 같다. 오랜 시간을 두고 ‘푹 고아야’ 존경심이 나온다.

부모가 존경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자식들도 존경 할 것이다. 예를 들어서 부모가 부유하고 힘 있는 사람만 존경하면 아이는 부유한 사람에게 비겁해지는 것을 배운다.

미주에서 많은 한인들이 이 땅에 살고 있다. 그리고 우리들 곁에는 다문화권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다. 또한 우리 아이들도 가능성이 열려있는 나라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향기 가득한 생물학적 존재로 살아야 한다. 세월호 아이들도 영원히 내 깊은 가슴속에 나와 살 것이다. 내가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과정에 함께 할 것이다.

세월호 아이들이 내 자식인 것처럼, 내 학생들이 내 자식인 것처럼, 내 딸들이 내 자식인 것처럼, 내 가슴에 묻힌 내 아들이 내 자식인 것처럼, 난 지금 이 순간부터 어린이 곁에 영원히 거하기 위해 사람이, 인간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열중하고 심각하고 철저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리고 이렇게 묻는다. 그런데 과연 아이들은 내 곁에 있고 싶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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