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임금 도둑질’에 칼 빼든 당국

2014-06-27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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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절도(wage theft)는 범죄다. 고용주가 오버타임 수당을 안주거나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하는 ‘위법’ 행위를 통해 종업원이 마땅히 받아야할 임금을 도둑질하는 행위다.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면 감옥에 간다. 그러나 열심히 일한 종업원의 임금을 훔친 고용주들은 교묘히 빠져나가고 있다” - 24일 2명의 LA시의원은 임금착취 단속을 위한 시조례안 추진을 발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새 조례안의 내용엔 위반 업주에 대한 영업허가 취소와 고발 종업원 보호, 전담기구 설치, 높은 벌금과 최고 6개월까지의 징역형 등 강력한 처벌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임금 절도’ 규모는 엄청나다. 경제정책연구소에 의하면 2012년 한 해 동안 은행-주유소-편의점 강도 피해 총액은 1억3,900만달러인데 비해 같은 해 연방노동부가 발표한 미 전국 회사에서 회수된 불법 미지급 임금은 2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그것은 전체 ‘임금 절도’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경제연구소는 지적한다. 2009년 전국적 임금 절도의 규모는 1년에 최고 600억달러로 추산되었다.

LA는 ‘임금절도의 수도’로 불릴 만큼 악명이 높다. 75만명 저임금 근로자의 80% 이상이 오버타임 수당을 못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UCLA 조사에 의하면 60% 이상의 의류 근로자들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업주에 의한 종업원 임금 도둑질 액수가 매주 2,600만 달러나 된다.

노동법 위반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관련 단속법도 계속 강화되어 왔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기존 노동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새 조례안이 통과된다면 LA는 시카고, 덴버, 오스틴 등과 함께 임금착취 업주를 형사 처벌하는 소수의 도시가 될 것이다.

처벌 강화법은 캘리포니아 주 의회에도 계류 중이다. 미지급 임금 배상판결을 받은 업주가 폐업한 경우 종업원이 업주의 주택 등 부동산에 선취권 설정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안이다.

작심한 듯 단속의 칼을 빼든 당국이 무서워서 만은 아니다. 아무리 경제가 어렵다 해도 내 종업원의 임금을 도둑질하는 업주가 되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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