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음 비우고 떠나세

2014-06-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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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은 어디서 오는 것이며 죽으면 또 어디로 가는 것인가. 태어난다는 것은 구름 한 점 일어나는 것이요 죽음 또한 구름 한 점 사라지는 것. 뜬구름 본시 근본이 없으니 생사 거래가 이와 같다’ 하신 서산대사의 말씀 참으로 심묘하다.

어느 장사 있어 세월을 대적하겠는가. 나이가 80이 되고 보니 근력이 다하여 걸을라치면 넘어지고 눈에 정기 빠져 앉으면 졸립기만 한데, 자식들은 나더러 할 일 없으니 아이 보는 어려움 생각도 아니 하고 맡겨놓고 가누나 하고 탄식한 옛 선형들의 말씀 그리 딱 맞을꼬.

오복 가운데 으뜸이 수명장수라 하나 오래 살면 욕된다고 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람마다 무병장수 기원하니 염라대왕 허파 뒤집을 일 있는가.
허허롭다 세상사여. 부질없다 천년에 근심이여. 모두 마음 비우고 즐겁게 살다가 홀가분하게 떠나세.
남광희(뉴저지 레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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